"폭력 문화에 맞설 힘, 어떻게 키워줄까?"
지난 29일 현장교사, 22일 전문가..교육단체, 학교폭력 주제토론 이어져

등록일 : 2017/11/30 22:15  문수현 기자   
 
학교폭력을 주제로 한 교육NGO들의 토론회가 전북에서 최근 잇달아 열렸다.

지난 22일 전북교육자치시민연대(공동대표 박세훈·한정문·정은숙)가 ‘학교의 그늘, 폭력’이라는 주제로 전문가 토론회를 연 데 이어, 30일에는 전북지역교육연구소(소장 이미영)가 ‘학교폭력 예방과 대책’을 주제로 현직교사들의 이야기마당을 펼쳤다.

전북지역교육연구소는 30일 오후6시 전주 중화산동 전북청소년교육문화원 교육실에서 월례 교육이야기마당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학교폭력 예방 활동을 몸소 실천해오고 있는 현직교사 4명이 발제자로 참석했다. 사회는 이미영 소장이 맡았다.

김종길 남원왕치초 교사는 ‘학교폭력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평화샘프로젝트)’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사는 “아이들은 (사회와 학교의) 만연된 폭력 문화 속에서 매우 힘들게 생활하고 있다”는 말로 운을 뗐다. 그는 “학교폭력 문제는 단순히 아이들의 성향 문제 때문이 아니라 교실 내 권력관계 때문”이라면서 “폭력적 문화를 바꿀 수 있는 힘을 아이들에게 길러줘야 한다. (폭력 앞에서의) 방관자를 방어자로 만들어줘야 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교사가 학생들과 놀이, 나들이, 역할극 등을 통해 소통적 관계를 만들어가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했다.

 
▲사진 왼쪽 끝부터 정우식 익산이일여고 교사, 서진용 정읍소성중 교사, 문채병 무주안성중 교사, 김종길 남원왕치초 교사, 이미영 전북지역교육연구소 소장.

서진용 정읍소성중 교사는 학교폭력에 대한 기본법인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 갖는 한계와 문제점에 대해 자세하게 지적했다.

그는 주요 문제점으로 사안처리 중심의 대책, 이해와 용서보다 처벌 위주, (가해자를 지목해야 하는 데서 비롯되는) 죄형법정주의 변질의 우려, 교사에게 재판관 역할 강요, 학교 공동체 해체 등을 들었다.

서 교사는 그러면서 “사후대처 방식에서 사전예방 중심으로 대응체계를 바꾸고, 스쿨폴리스 대신 교육전문가나 사회복지사를 학교에 배치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문제해결을 위해 5명까지 공동담임을 두는 호주의 사례에서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채병 무주안성중 교사는 “피해자를 배제한 채 법리적 적용에 매몰되는 징벌적 정의와 달리, 회복적 정의는 사법절차 과정 및 그 전후의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을 최우선으로 주목하자는 입장”이라며 “학교폭력에 대해서는 회복적 정의에 기반한 엄격한 법 적용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교사는 이와 함께 “피해자와 가해자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교육적 프로그램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전북 도내 대안학교에 대한 평가와 대안마련을 고민해야 하고, 학교 밖 교육기관과 사회단체, 전문가의 다양한 협업과 위탁이 절실하다”고 했다.

이어진 발표에서 정우식 익산 이일여고 교사는 “예방은 없고 처리만 있다”는 말로 교육당국의 학교폭력 대응 실태를 비판하면서, 생명존중 교육과 관계 맺기 훈련 등 길게 보는 예방교육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사는 이어 “회복적 정의는 가해자들의 반성과 재범 방지를 위해서라도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면서 “하지만 전북의 교육청과 학교의 인식이나 대응은 아직 회복적 정의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전북교육당국의 몇몇 인권이상주의자들은 결과적으로 피해자 인권을 소홀히 취급하는 경향마저 보인다”고 비판했다.

 
▲전북교육자치시민연대가 주최한 학교폭력 주제 토론회가 22일 전북도의회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한편 22일 전북교육자치시민연대가 주최한 토론회는 은혁기 전주교대 교수의 사회로 김현승 변호사, 김인규 전주대 교수가 주제발표에 나섰다.

법무법인 수인 김현승 변호사는 ‘학교폭력 예방법의 개요 및 법률의 적용에 관하여’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그는 학교폭력대책자치운영위원회(학폭위)의 학부모 위주의 구성으로 인한 사안 판단의 적정성 여부에 물음표를 던지는 한편, 초기 조사의 신뢰성을 높이고 적극적으로 분쟁을 조정할 기구 설치 등을 제안했다.

이어 전주대 상담심리학과 김인규 교수는 지속적인 학교폭력 예방교육과 학교폭력 또래 상담을 활용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학교폭력 사안 처리 절차에 있어서도 학교폭력 사안과 학생일탈 및 부적응사안을 구분 처리해야 하며, 전문상담인력의 책임과 역할이 강조돼야 한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승곤 학부모(전 전주시 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장), 정우식 익산 이일여고 교사, 최인정 전북도의회 의원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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