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을 돌아보며
[전북교육신문칼럼 ‘시선’] 이유미(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원)

등록일 : 2017/12/17 21:51  편집부 기자   
 
(사진=이유미)

12월 달력을 보다 깜짝 놀란다. 대통령선거 일에 빨간 표시가 되어서다. ‘이미 대선을 치뤘는데?’ 하며 잠시 갸우뚱하다가, 대통령 탄핵과 조기대선을 초래한 촛불이 벌써 1년이 지났음을 다시 실감하게 된다. 그 동안 우리사회에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돌아보게 된다.

광장의 촛불은 국정농단을 비롯한 잘못된 정치를 바로잡는 것을 넘어 한국사회 전반의 변화가 필요함을 일깨웠다. 촛불을 경험하면서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하고 곳곳에서 억눌렸던 사람들이 목소리를 냈다. 강남역 살인사건 추모에서부터 부상하던 여성들의 목소리가 특히 돋보였다. 한국사회를 바꾼다면 그것은 여성에게도 정의로운 것이어야 한다는 요구였다.

1월 트럼프 취임식 날 미국에서 시작된 세계여성행진에 한국여성들이 연대하는 것을 시작으로, 생리대 유해물질 문제를 폭로하고, 성별임금격차에 반대하며, 최근에는 낙태죄 폐지를 위한 청원운동까지 이어졌다. 82년생 김지영으로 대표되는 페미니즘 서적이 열풍을 일으켰고 사회적으로 페미니즘이 지속적인 관심사이자 쟁점이 된 한 해였다.

페미니즘을 다루는 칼럼필자로서 터져 나오는 여성들의 목소리에 부족하게나마 보탬이 되고자 시작했던 것이 1년이 되었다. 세계 여성행진을 다룬 칼럼에서부터 대선시기 여성관련 공약에 대한 쟁점, 성별임금격차에 대한 문제, 할머니에게 돌봄노동을 전가시키는 문제, 낙태죄 폐지청원 운동에 대해서 썼다. 다양한 운동과 이슈가 있어서 칼럼 주제를 선정하기가 수월할 정도였다. 비록 칼럼은 필자의 부족함으로 여기서 마무리하지만, 내년에도 더 많은 여성들의 요구와 운동으로 페미니즘이 확대되길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소망이자 다짐을 남겨본다. 페미니즘이 성적대상화에 가장 취약한 젊은 여성들, 육아를 여성의 일로 전가해 고달픈 워킹맘이나 직장을 그만두는 여성들, 손자녀를 돌보거나 요양보호사로 환자와 노인을 돌보는 여성들이 함께해서 세대를 넘나드는 운동이 되면 좋겠다. 가까운 관계인 연인과 가족에서부터 직장에서의 성희롱 성차별을 바꾸고 잘못된 국가정책을 바로잡는 공간을 넘나드는 힘이 되면 좋겠다. 그리고 장애를 가진 여성, 이주한 여성, 성적지향이 다르다는 이유 등으로 이중 삼중의 차별을 당하는 이들과 손잡는 연대가 되면 좋겠다. 이미 진행되는 운동도 있고 여전히 과제가 산적한 부분도, 논쟁되는 지점도 있지만 확대되는 대중적 관심과 움직임에 희망을 걸어본다. 그 길에 함께할 것을 다짐하며 칼럼을 마친다.

 
▲사진=오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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