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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inion ]
무엇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만들었는가

[특별기고] 홍명교 / 사회진보연대 미디어국장


편집부 기자 (2016년 11월 07일 10시21분35초)


“표리부동 새누리당 갈팡질팡 민주당”
“믿을 건 국민들의 단호한 투쟁뿐”

대형폭탄의 뇌관이 터졌다. 권력자의 비리와 추문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네이처리퍼블릭과 넥슨과 연루된 비리가 드러난 후 조선일보와 청와대의 갈등이 표면화됐고 사태는 눈덩이처럼 커지기 시작했다.

최순실이 각종 국책 사업과 국정운영에서 얼마나 집요하고 탐욕스럽게 사익을 추구했는지 드러나고 있다. K스포츠재단과 미르재단의 설립과 운영, 이윤 추구의 과정에서 대통령 권한을 등에 업고 곳곳에서 돈을 뜯어냈다. 재벌들이 두 재단에 갖다 바친 돈만 773억 원이었다. 딸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입학과 선수 생활 보조, 측근들의 이윤 착복에 어떤 농단이 일어났는지 밝혀졌다.

재벌들도 공범이다

재벌들은 박근혜 정권 내내 수백억 원을 갖다 바치며, 감춰진 혜택을 챙겨왔음이 드러났다. 부영그룹은 70억 원에 달하는 돈을 최순실에게 갖다 바치고, 세무조사 무마의 혜택을 챙겼다. 형제 간 경영권 승계 다툼과 탈세로 국민적 지탄을 받았던 롯데, 경영권 3대 세습과 무노조 경영, 위험의 외주화 등 사회적 재난의 가해자로 지목받아온 삼성도 이 ‘자랑스런’ 대열에 껴있다. 심지어 삼성은 최순실의 가장 훌륭한 후견자였음이 드러나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권력과 재벌 자본 사이에 추악한 뒷거래가 세상을 망가뜨려온 것이다.

이마저도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한진해운 사태 등을 둘러싼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했고,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 재벌 뇌물 목록만 수십여 개다. ‘재벌공화국’에서 굴지의 재벌들과 연루된 뒷거래를 했으니, 사실상 나라를 통째로 팔아먹어온 셈이다.

청와대와 그 측근들이 재벌들과 벌인 온갖 비리와 추문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국민들의 분노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콘크리트 지지율은 무너진 지 오래다. TK에서조차 ‘더는 못 믿겠다’는 분위기가 민심 전반에 팽배하다.

지난 11월 4일 박근혜는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다. ‘검찰 수사 받겠다, 국민 앞에 사과한다, 최순실 개인의 비리였을 뿐이다’ 등 예측에도 못 미치는 내용이었다. 구체적으로 뭘 잘못했다는 것인지 모호했고, 이번 게이트를 개인 문제로 치부했다. 특검과 국정조사, 김병준 총리 지명 철회 등 야당의 요구 역시 무시했다.

이는 국민에 대한 명백한 기만이다. 최대한 시간을 끌고, 전통적 지지층에겐 읍소와 거짓눈물을 통해 반감을 회복시키려는 것이다. 지지율 5퍼센트로 바닥을 쳤으니 조금씩 회복해 ‘하야’를 피하고, 훗날을 도모하겠다는 속셈이다.

누가 권력의 하수인 검찰을 믿겠는가

검찰 수사 역시 쑈에 불과하다. 그동안 재벌과 부패권력에 대해 솜방망이 수사로 일관했던 검찰이 갑자기 수사를 제대로 할 거라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최순실‧안종범을 뇌물죄가 아닌 ‘직권남용죄’로 기소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직권남용죄는 형벌 수위도 낮고, 무죄 판결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를 근거로 대통령의 죄악도 면피하려는 수작이다.

재벌들 역시 박근혜 게이트의 공범이다. 정권에게 수천억 원을 갖다 바치는 대신, 감춰진 혜택을 챙겨왔음이 드러났다. 부영그룹은 70억 원에 달하는 돈을 최순실에게 바치고, 세무조사 무마를 약속받았다. 형제 간 경영권 승계 다툼과 탈세로 국민적 지탄을 받았던 롯데, 경영권 3대 세습과 무노조 경영 등 사회적 재난의 가해자로 지목받아온 삼성도 ‘자랑스런’ 대열에 껴있다. 심지어 삼성은 최순실의 가장 훌륭한 후견자였음이 드러나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권력과 재벌 자본 사이에 추악한 뒷거래가 세상을 망가뜨려온 것이다. 한진해운 사태 등을 둘러싼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했고,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 재벌 뇌물 목록만 수십여 개다. ‘재벌왕국’에서 국민들을 기만하며 나라를 통째로 팔아먹어온 셈이다.

보수언론과 정치인들은 해결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특히 조선일보는 내각 개편을 비롯한 구체적인 수습방안까지 제시하고 있고, 야당에겐 전무후무한 국정 혼돈을 부추기지 말고 수습책을 받아들이라고 압박하고 있다. 여느 정당들보다 적극적인 정치 행위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에겐 재벌을 위한 정권 재창출이라는 ‘큰 그림’이 있다.

밍숭맹숭 야당

하지만 보수언론들은 박근혜 정권을 탄생시키고, 이 정권의 기업 규제 완화 등 친재벌 정책 여론을 형성하는 데 누구보다 혁혁한 공을 세워온 공동정범이다. 지난 4월 총선이 친박 주도 새누리당의 참패로 끝나자, 이대로는 보수정권 재창출이 어렵다 보고 친박 내치기로 방향 전환한 것이다.

파국적 상황에서 야당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사태 초기 민주당은 ‘하야 요구’를 거부하며 거리로 나선 시민들을 비아냥거렸다. 민주당은 밍숭맹숭한 입장으로 박근혜와 최순실 개인만 비난하며 사태를 끌고 가면, 내년 대선에서 불리하지 않다고 판단했던 셈이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 등 야권 대권주자 일부는 ‘하야’ 목소리에 힘을 싣기 시작했다. 이에 질세라 안철수까지 가세했다. 국민 여론은 ‘즉각 하야’에 있음을 뒤늦게 알게 된 것이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9년 내내 무능했던 야당이 초유의 정국에 안이하게만 대응하고 있으니 한심하기 그지없다.

 
▲11월5일 전주 풍남문광장 촛불집회에 모인 시민들

이제 변수는 ‘국민 저항’뿐

안개로 가득했던 정국이 분명해지고 있다. 이제 정국의 변수는 오직 하나, 국민들의 타협 없는 저항뿐이다. 민주당 김종인마저 ‘변수는 촛불’이라고 말한 바 있다. 조선일보와 비박계는 거리에 쏟아져 나온 시민들의 함성과 투쟁이 어떤 양상으로 흘러가느냐에 따라 판단할 것이다. 정리국면으로 보이면 대통령제의 구조적 결함을 본격적으로 거론하면서 대선 이전 개헌을 시도할 것이다. 내년 초에 다다르기까지 국민들의 분노가 꺼지지 않고 투쟁이 지속된다면 박근혜를 완전히 버리는 카드를 택할 수도 있다. 어디까지나 국민 저항에 달려있다.

박근혜 게이트 초기 상황을 주도한 것은 조선일보와 비박계였다. 여권 내 지탄 속에서 청와대와 친박계가 계속 버티고 있긴 하지만 어느 수준에 다다르면 저들 내에서 일정한 타협이 이뤄질 수 있다. 비리에 연루된 직접적 당사자들에 대해선 솜방망이 처벌을 가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수사에서 제외하려 할 것이다. 사기꾼들이 검찰을 동원해 만드는 쑈를 믿어선 안 된다.

보수세력이 조선일보발 재편을 통해 박근혜를 버린다고 해서, 대한민국이 멀쩡한 국가가 된다는 보장은 없다. 우리 사회가 통치의 위기(레임덕)와 사회적 불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지배계급 스스로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개헌을 통해 대통령제를 이원내각제로 바꾼다고 해서 노동자에 대한 착취와 썩어빠진 정치인들이 사라질 리 만무하다.

뻔한 거짓말에 속아선 안 된다. 썩은 물은 그대로인데 담는 그릇을 바꾼다 해서 변하겠는가? 문제는 변화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그것의 타이밍을 누가 결정하느냐에 달려있다.

지난 4년 우리는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세월호 참사와 대북 관계 파탄이 이뤄지는 걸 봤고, 경기 침체와 실업난 속에서 고통 받았다. 서민의 삶은 끊임없이 추락했고, 부자들만 풍족한 사회로 바뀌었다. 우리 삶을 바꿀 것은 공범인 정치인과 언론이 될 수 없다. 오직 우리 자신만이 거짓말로 가득한 시스템을 엎고, 우리의 삶을 구원할 수 있다. 노동자, 여성, 청소년, 도시빈민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위해 투쟁하자. 박근혜가 아니라, ‘박근혜 정권을 만든 체제’를 뒤엎는 싸움을 펼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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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무는 기사 : 최순실 게이트 몸통은 권력과 재벌
나오자! 거리로!...청와대로 꼬리자르게 둬서는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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