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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ulture ]
‘한국의 불행’: 한국현대지식인의 역사

윤소영 교수 새책...‘한국자본주의의 역사’ 후속작


문수현 기자 (2016년 11월 07일 15시42분27초)


“부르주아 혁명·마르크스주의 토착화 실패...지식인 기형화·불구화”

한신대 국제경제학과 윤소영 교수의 신간 『‘한국의 불행’: 한국현대지식인의 역사』(공감, 2016)가 출간됐다.

윤 교수는 서문에서 이 책의 출판에 대해 “『한국자본주의의 역사: 한국사회성격 논쟁 30주년』(공감, 2015)을 보충하려는 시도”라고 밝혔다. “사회성격 논쟁의 역사를 정리하면서 논쟁의 대상인 자본주의의 역사만 주목하고 논쟁의 주체인 현대지식인의 역사는 간과했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저자는 책 제목이 ‘한국의 불행’일 수밖에 없는 것은, 지식인의 기형적·불구적 성격 때문이라고 말한다.

‘한국의 불행’은 프랑스의 마르크스주의 철학자 알튀세르의 ‘프랑스의 불행’이라는 표현에서 따왔다. 알튀세르는 하이네와 엥겔스가 말한 ‘독일의 불행’에 빗대 ‘프랑스의 불행’에 대해 말한 적이 있는데, 독일은 부르주아 혁명에 실패한 반면 프랑스는 마르크스주의의 토착화에 실패했다는 의미라고 한다.

윤 교수는 “프랑스화된 마르크스주의가 존재할 수 없었던 이유는 프랑스지식인이 경제학을 포기하고 철학이나 사회학에 만족했었다는 사실로 소급한다”면서 “동시에 그런 사실은 19세기 내내 프랑스혁명이 극좌와 극우로 표류하면서 프랑스자본주의가 발전할 수 없었다는 사실에 대응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주장한다.

윤 교수는 그러면서 “그런데 한국은 부르주아 혁명과 마르크스주의의 토착화에 모두 실패했다”고 지적한다. 부르주아 혁명에 실패한 것은 중국과 마찬가지였지만, 중국과 달리 부르주아 혁명과 마르크스주의의 토착화에 모두 실패했다는 것이다.

중국사에 비유하면, 개항의 외압에 대응하여 양무운동과 변법운동은 출현했는데, 신해혁명과 5·4운동은 출현하지 못했다는 게 바로 ‘한국의 불행’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윤 교수는 한국현대지식인의 역사를 반공주의의(=반공주의가 주도한) 역사라는 맥락에서 살핀다.

그는 반공주의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먼저 공산주의의 개념을 정리한다. 그에 따르면 『공산주의자 선언』의 마르크스와 엥겔스처럼, 사회주의를 반자유주의로 정의할 수 있고, 나아가 봉건적 사회주의, 프티부르주아적 사회주의, 부르주아적 사회주의, 프롤레타리아적 사회주의로 구별할 수 있다.

프롤레타리아적 사회주의가 바로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주창한 공산주의인데, 이에 대해 부르주아적 사회주의를 진보주의라고 부르고, 봉건적 사회주의와 프티부르주아적 사회주의를 보수주의라고 부를 수 있다.

따라서 반공주의를 자유주의적 반공주의, 진보주의적 반공주의, 보수주의적 반공주의로 구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해방 이후 남한에서 사회민주당은 물론이고 기독교민주당도 출현할 수 없었던 것은 남한의 자유주의적 내지 진보주의적 반공주의와 보수주의적 반공주의가 모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 책은 160쪽 분량으로 적은 편이지만 그 내용은 조선 실학자 이후 한국의 대표적 지식인들을 망라한다(이 책은 한국현대지식인의 역사를 박찬승 교수의 논문 ‘근대적 지식인의 출현과 민족사적 과제’를 따라 실학자로까지 소급한다).

하지만 윤 교수는 한국현대지식인의 역사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개신교도의 역사, 특히 해방 이후의 역사를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그가 본격적으로 살피는 시기는 해방 이후다.

해방 이후에도 개신교 반공주의는 친일을 친미로 대체한 채 지속됐으며, 친미반공주의의 핵심 세력은 해방 직후에 탈북한 중·상층 개신교도였다. 한편, 단정수립의 주역은 안창호의 흥사단 계열과 서북청년회였다.

이후 이들의 보수주의적 반공주의를 장준하와 『사상계』의 자유주의적 내지 진보주의적 반공주의가 대체했다. 박정희 정부 이후 친미반공주의가 분화하면서 장준하와 『사상계』로 상징되는 재야라는 비주류가 출현한 것이다.

윤 교수는 이에 대해, 재야는 박정희 정부에 반대하기 위해 민족주의 이데올로기를 동원했지만 개신교 이데올로기의 핵심은 어디까지나 반공주의였다고 지적한다.

윤 교수는 이어 한신대 설립과 관련지어 김재준, 문익환, 안병무의 반공주의를 살피고, 끝으로 한국공산주의의 역사를 개관한다. 그는 한국공산주의의 역사는 이동휘의 반일공산주의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한다. 나아가 박헌영과 이재유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설명한다.

또한 일제강점기 이래 한국사회사 논쟁과 한국사회성격 논쟁을 개괄하고, 소련과 중국의 한국학에 관해서도 소개한다.

이 책에서 윤 교수는 그밖에도 개신교 반공주의의 계보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백남준, 안창호, 조만식, 김성수, 김구, 장준하, 백낙청, 이영희, 안중근, 『창작과비평』 등에 대해서도 길게 또는 짧게 평가하고 있다.

윤 교수는 개신교 이데올로기의 핵심은 반공주의였고 친일·친미주의나 민족주의는 부차적이었을 따름이라고 강조한다. 달리 말해서 반공주의 내부에서 친일·친미주의와 민족주의의 모순은 반공주의와 공산주의의 적대적 모순과 달리 비적대적이었다는 것이다.

한편, 이 책은 윤소영 교수와 과천연구실이 10년 전부터 펴내고 있는 <공감개론신서>의 14번째 권이다. 과천연구실은 마르크스주의의 일반화를 위한 중장기적이며 초정파적인 이론 연구를 위해 1994년 결성됐으며, 매년 그 연구결과를 ‘과천연구실 세미나’ 형식으로 발표하고 있다.

다음은 이 책의 목차다.

◯ 서문

◯ '한국의 불행' : 한국현대지식인의 역사

- 지식인사 개요
- 해방 이후 반공주의의 분화와 재야의 출현
- 처변삼사와 망국사에 대한 보론
- 윤치호의 반공주의
- 김재준 문익환 안병무의 반공주의
- 한국공산주의의 역사
- 한국사회사 논쟁과 한국사회성격 논쟁
- 소련과 중국의 한국학에 대한 보론

◯ 질의와 응답

- 노블레스 오블리주
- 지식인의 지역적 차이
- 이승만 정부
- 사회인문학과 역사사회과학

◯ 교정표

- 일반화된 마르크스주의 개론(개정판)
- 봉건제론 : 역사학 비판
- 한국자본주의의 역사 : 한국사회성격 논쟁 30주년

◯ '과천연구실 세미나'(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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