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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inion ]

지나친 입시제도의 간소화 주장을 경계한다

[전북교육신문칼럼 ‘시선’] 권혁선(이리고등학교 교사)

편집부 기자 (2017년 03월 05일 23시)


(사진=권혁선)

획일적 사회와 평가의 단순화

지난 2월 28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유은혜 국회의원은 학생부종합전형을 중심으로 작년 상반기부터 제기되었던 현행 대입제도와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실시한 대입전형 인식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대입전형의 복잡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학생 93.8%, 학부모 96.6%, 교사 96%가 복잡하다 또는 매우 복잡하다고 응답했다. 따라서 대다수 국민들이 대입전형은 복잡하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현행 대입제도를 더욱 간소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설문 결과를 보면서 대입제도를 단순화하는 것이 과연 무조건 좋은 것인가에 대한 강한 의구심이 들었다.

2016년 2월 23일 화요일 tvN에서 방송되던 대학생들의 토론 배틀을 시청했다. 주제는 “오늘날 20대는 역대 가장 불행한 세대이다. 아니다.”였다. 나는 아니라는 생각으로 tv를 시청했다. 그런데 가장 불행한 세대라고 주장하던 패널에서 현재 20대의 가장 높은 사망률로 ‘자살’을 이야기하면서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흔든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가장 불행하다고 주장하던 학생들이 승리를 거두었다.

‘자살’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누가 이들을 자살로 몰아넣고 있는가? 자살의 절대적 기준은 없을 것이다. 아마 상대적 좌절감이 이들을 가장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획일적인 사회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이 더욱 심할 것으로 판단된다. 단일한 가치나 기준만으로 평가를 받는 사회에서는 더욱 그럴 것이다. 다양한 가치 판단 기준을 가진 사회에서는 상대적 박탈감도 그만큼 작아질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산업 구조와 일자리 개념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직업의 80%가 10년 이내에 사라지거나 진화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처럼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 우리가 제대로 대처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강하게 든다. 세상은 변화하고 있는데 많은 대학생들은 노량진으로 몰려들고 있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서는 모험보다는 안정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학생들 스스로 선택도 있겠지만 기성세대들의 요구도 일정 부분 자리를 잡고 있을 것이다. 결국 안정적 일자리의 수는 갈수록 줄어들게 될 것이고 그런 관점에서 역사상 가장 불행한 세대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관점에서 보면 다양하게 변화하는 미래 시대에 도전하고 변화에 적응할 수 있다면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에서 산업 생산성 향상만을 추구하는 탐욕주의적인 자본주의 모순에 따른 사회적 갈등이 명백하게 존재하고 많은 젊은 친구들이‘헬조선’을 외치며 절규하고 있는 상황을 부정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미래의 발전 방향을 어느 정도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면 중세의‘암흑시대’와 같은 비참한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성세대들은 아직도 기성의 가치관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고 측정한다. 그래서 갈등이 나타나고 상대적으로 ‘을’에 해당하는 20대 젊은이들은 이러한 갈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하게 된다고 판단된다.

기성세대들은 20대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기보다는 과거의 선택만을 강요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입시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상대적 평가가 쉽게 나타나고 있는 평가의 단순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 기성세대들은 과거의 생활과 조금만 다르면 간단하게 말을 한다. “뭐가 이리 복잡해?”이다.

언제까지 성적 서열 순으로 선발할 건가

현행 대입 전형은 최대 6개(수시 : 학생부교과전형(교과), 학생부종합전형, 논술전형, 특기자전형, 정시 : 수능과 특기자 전형)로 구성되어 있다. 이 6가지를 바탕으로 각 대학들은 대학에 맞는 다양한 인재들을 선발하기 위한 입시요강을 발표하고 있다. 여기에서 수시와 정시의 선발 인원, 최저 등급 반영 여부, 내신과 비교과, 면접 반영 비율 등이 결정된다. 설문의 결과는 대학들의 다양한 선발 기준이 너무 복잡하다고 불평을 하고 있는 것이다. 수험생인 소비자에게 판매자인 대학은 다양한 상품을 진열하고 판매를 하면서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브랜드 가치가 높은 대학과 상대적으로 낮은 대학들이 동일한 방법으로 판매를 한다면 그만큼 소비자인 수험생들의 선택의 폭은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과점에서 보면 입시제도가 한편으로 더 복잡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복잡하게만 생각하는 것은 수능 중심 정시 체제에서 수시 체제로 완벽한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이다.

다양한 학생들의 특기와 적성을 살린다는 것은 그만큼 다양한 입시 제도를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필평가 위주의 획일적인 내신 그리고 수능 중심의 단순한 입시 제도에 길들여진 학부모나 학생 그리고 교사들의 입장에서 보면 지금 제도는 당연히 복잡하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대학에서는 불필요한 부분에 대한 평가는 제외하고 필요한 부분만을 선택하여 학생들을 선발하고자 하는 경우도 있다.

모든 것을 다 잘하는 학생이면 좋겠지만 예체능 교과를 희망하는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불필요한 영수 비중을 낮추어서 선발하는 학교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물론 모든 것을 다 잘하면 좋겠지만 국문과의 경우 영수보다도 국어 과목의 비중이 높은 전형을 선호할 수도 있다. 이런 다양성을 담아낼 수 있는 것이 종합전형의 묘미이다. 다른 경우도 영문과의 경우 영어 교과 비중이 50%가 넘고 수학 비중은 20%로 적을 수도 있다. 물론 영어·수학 모두 다 잘하면 좋을 것이다. 영·수 두 과목 합계 평균이 높은 학생들은 제도의 복잡함에 대해 불만을 가질 수도 있다. SKY대학들은 당연히 ‘갑’의 입장에서 이런 학생을 선발하고자 하겠지만 그 보다 하위에 위치하고 있는 대학의 경우에는 비록 수학과 국어는 못하지만 영어 성적만이라도 우수한 성적을 가진 학생의 선발을 희망할 수도 있다.

입시전형을 단순화하라는 이야기는 수시 더 나아가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도 성적 서열 순으로 학생들을 선발하겠다는 꼼수로만 보인다. 우리나라 교육에서는 아직도 모든 것들을 다 잘하는 학생을 선발하라고 요구하는 성향이 지극히 강하다. 즉 “예체능만 잘하면 머 해???”, “국어만 잘하면 머 해???”, “심지어는 수학만 잘하면 머 해???”, “영어와 수학도 잘해야지???”, 아니면 “전 과목을 잘해야지???”라는 논리이다. 어디에도 (-)의 논리는 없다. 오로지 (+) 논리만 있을 뿐이다. 계급차별주의, 인종차별주의, 종차별주의에 이어 성적차별주의성향까지도 강하게 가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 과학교육은 실제 쓸 수 없는 방법들을 가르치고 있다. 시험점수를 잘 받을 수 있는 교육이 아닌 창의적 해답과 연결하는 교육이 중요하다."(황준묵 고등과학원 교수)
"정보와 지식은 인터넷에 다 있다. 학생들이 수학과 과학, 공학, 기술에 많은 관심과 호기심을 가질 수 있도록 상상력을 키워주는 방향의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서세원 서울대 교수)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 한국과학창의재단이 8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모든 한국인을 위한 과학 토론회'에서 발표된 내용들이다. 앞으로의 교육은 지식의 암기가 아닌 호기심을 가지고 다양한 지식들을 융․복합적으로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는 창의력을 가진 인재들을 양성해야만 한다. 단순화된 ebs 문제집에 길들여진 학생들을 도구화하여 획일적으로 서열화된 입시 제도의 틀 안에 평가하고 선발하려는 과거 지향적인 주장들은 이제 사라져야만 할 것이다.

※ 필자 권혁선은 이리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환경에 맞는 교육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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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무는 기사 : 막연한 피해의식에 따른 무책임한 정시 주장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전북교육신문칼럼 ‘시선’] 권혁선(이리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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