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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inion ]

수능과 내신 절대평가의 연기는 곧 폐기를 의미한다

[전북교육신문칼럼 ‘시선’] 권혁선(이리고등학교 교사)

편집부 기자 (2017년 06월 12일 08시)


(사진=권혁선)

요즘은 차라리 선거 전이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선거 운동 기간에는 모든 대통령 후보들이 미래 교육에 대한 다양한 공약들을 약속하였다. 후보들은 이구동성으로 수능 절대평가 그리고 내신절대평가, 고교학점제를 약속했다.
약간 우려의 목소리는 있었지만 누구도 공개적으로 반대하지는 않았다. 이러한 주장들이 소통과 협력을 중요시하는 미래 지향적 가치와 오랜 입시 지옥에 고통을 받던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품게 해 주었으며 부동산과 더불어 가계부채의 한 축을 이루던 사교육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해 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제 선거가 끝나고 새로운 정부가 등장했다. 선거가 끝나면서 다양한 현실론이 등장했다.

특히 교육 분야에서 그 정도가 심하다. 가장 먼저 EBS가 <대학입시의 진실> 6부작을 내보냈다. 현재 학생부 종합 전형의 실시를 통해 자사고·특목고 중심의 서울대 진학 편중 현상이 심화되었고 또 학교 안에서도 1등급 학생들만을 위한 학생부 기록 및 진학 진로 지도로 인하여 중위하위권 학생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더욱 심화되었다는 내용이다. 심지어 학교와 학부모, 학원 그리고 대학 관계자들이 진학을 둘러 싼 모종의 거래까지도 하고 있다고도 하였다. 그러면서 수능 중심의 정시가 가장 공정하고 또 내신 성적이 좋지 못한 학생에게도 기회를 줄 수 있다고 다소 편파적인 방영을 하였다.
자세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방영하였기 때문에 팩트 자체가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같은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해석의 차이는 분명하게 존재할 수 있다. 자사고가 본격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2010년부터이다. 방송은 그러면서 자사고가 등장하기 이전인 2000년과 2015년 자료를 서로 비교 분석하고 있다.
2000년 이전에는 서울대를 비롯한 상위권 대학에 나름 우수한 진학 성적을 보이던 일반고들이 자사고가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대거 몰락하는 현상을 서울과 지방 모든 지역의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하였다. 하나의 의문이 든다. 이것이 정시와 수시 진학과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일까????
마치 수시 중심 특히 학생부 종합 전형 본격화로 인해 일반고가 몰락하고 있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개인적으로 오히려 일반고가 선전했다고 판단한다. 자사고 선지원제도라는 잇점을 이용하여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선점한 것에 비하면 자사고의 성적이 우수하다고 판단할 수 없다. 전북 지역도 1차 전국단위 자사고인 상산고와 특목고인 과학고, 2차 지역 광역 자사고 남성고, 군산 중앙고에서 우수 학생을 싹쓸이 하는 상황에서 지역 일반고의 우수한 성적을 기대하기가 힘들다.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없는 구조는 이미 고등학교 단계에서 만들어져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EBS는 지난 10년 동안 자사고와 특목고라는 구조적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였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이런 모순을 방치한 채 학생부 종합 전형 결과만을 놓고 일반고와 자사고를 단순 비교하면서 수능 중심의 정시를 주장하고 있는 모순에서 그들의 속마음을 엿볼 수 있다. 자사고와 특목고들이 일반고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수한 진학 성적을 보이는 모습에 대한 현상적 분석에서 벗어나 금수저 중심의 입시 결과에 대한 분석을 통해 EBS는 지금 당장이라도 존재의 의미를 상실한 자사고와 특목고 폐지부터 먼저 주장해야할 것이다.

학생부 종합 전형 실시에 나타난 1등급 상위권 학생 몰아주기 현상이 전형 초기에 일부 있었던 사실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아직 일반고에서 학생부 종합 전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또 각종 비교과 활동과 학생 중심의 수업이 활발하게 전개되기에는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들의 이해가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위권 학생 중심 입시 지도가 전개되는 부득이함이 있었다. 그러나 물론 아직도 많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이전보다는 상황이 많이 개선되었다고 자신할 수 있다.

많은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서로 토론하고 발표하는 가운데 수업을 통한 협력과 발표 능력 신장, 창의적인 능력을 함양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고 교사들은 힘든 가운데에서도 이러한 내용들을 꼼꼼히 담아내며 객관식 시험 결과가 아닌 과정 중심의 평가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들이 학교생활기록부에 상세하게 기록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제 이전과는 달리 복사와 붙이기 작업을 통한 획일적인 기록이 아닌 학생만의 독창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학습 행동을 기록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알고 실천하고 있다.

정말 EBS의 보도는 악의적이다. 2014, 5년 학생부 자료를 인용하여 학생부 관리가 얼마나 부실하고 또 부정한 방법으로 관리되었는지를 대국민 홍보를 하면서 학생부 종합 전형을 비판하였다. EBS의 이러한 프로그램 방영은 지난 수년 동안 수업의 개선과 학생들의 개성에 맞는 맞춤형 학생부 작성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경주하던 현장 교사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지난 20여 년동안 EBS가 5지선다 객관식 문제집 판매와 문제 풀이 형식의 인터넷 강의 이외에 현장 수업 개선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자료집을 만들어 현장의 교사들에게 도움을 주었는지 반문하고 싶다.
현장 교사들은 이제 수업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을 모두 잘 알고 있다. 오히려 5지선다 문제집보다는 문제해결중심수업(PBL), 토론 중심 수업, 융합 수업 전개를 위한 교육과정 재구성 자료 등 다양한 학습 지도 자료를 간절하게 원하고 있다. 이러한 교사들의 간절함과 노력을 외면하던 EBS가 갑자기 수시를 비판하면서 수능 중심 정시를 강하게 주장하는 것은 난센스라고 생각한다. EBS는 이제라도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정확하게 듣고 한국교육방송공사라는 타이틀에 맞는 교육 자료를 제작하고 방송할 수 있기를 바란다. 더 이상 과거에 집착해 학생들을 한 줄로 세우는 획일적인 주입식 교육의 우두머리가 아니라 학생 개개인의 꿈과 진로에 맞는 창의적이고 소통 중심의 미래 교육을 위해 노력하는 현장 교사들의 참된 도움꾼이 되기를 바란다.

'수능 절대평가' 늘어나는 1등급…변별력 확보 어떻게?
[단독 입수] "수능 절대평가 땐 전 영역 1등급 최고 10배↑“

지난 촛불 혁명을 통해 확고한 위치를 차지한 JTBC 방송 내용들이다.

‘수능 절대평가 왜 필요한가?’, ‘수능 절대평가 사교육비를 얼마나 경감시켜줄 것인가?’와 같은 정책 필요성보다는 온갖 부작용에 대한 보도들만 차고 넘친다. 그리고 이러한 보도들은 ‘SKY서성한중경외시’와 같은, 인도의 카스트제도보다 뿌리 깊은 대학 서열화를 기본 전제로 하고 있다. 이제 대학신분제는 더 이상 우리 사회의 극복해야 할 모순이 아니라 현실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면서 현실을 직시하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홍길동이가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하는 것이 극복해야 할 모순이 아니라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사고의 발상에서 “민중은 개돼지”라는 발언이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라 생각한다.
수능 절대평가에 반대하는 것은 온갖 모순과 적폐를 한꺼번에 없애기 어려우니까 그대로 덮어두자는 이야기와 같다. 우리나라 교육은 상위 4%의 1등급 학생만이 필요하고 나머지는 상처가 터지고 곪아 문드러져도 상관없다는 발상이다.

이제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보자. 수능 절대평가는 현재 상대평가의 수능 2등급에 해당하는 점수를 성취도 평가하여 이들에게 1등급을 부여하자는 주장이다. 현재 4%의 1등급 비율을 약 10%대로 확대하여 수능 시험에 대한 부담을 상대적으로 완화하여 학생들이 소모적이고 획일적인 평가 부담에서 벗어나 본인의 진로와 전공에 맞는 ‘하고 싶은 공부’를 통해 개인의 잠재적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다. 고등학생들은 1,2학년 때부터 매학기 1, 2차 정기 고사를 마치고 나면 곧바로 3, 6, 9, 11월 1년 4차례의 수능 대입 전국연합 시험을 치른다. 학교 교육 과정과는 거의 무관한 5지선다 찍기 평가를 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동안 학교 교육 과정에 충실했던 수많은 학생들은 좌절과 낙담이라는 선물을 받으면서 사교육 시장에 노크를 하게 만든다. 그리고 현장 교사들에게도 긴장과 함께 또 다시 문제집을 바라보며 풀이식 학습을 위한 고민을 하게 만든다.

대학들이 먼저 난리가 났다. 학생들을 어떤 변별력으로 선발하겠냐는 것이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그저 반대를 위한 반대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수도권 대학 대부분이 이미 수능 최저 등급 없는 학생부 종합 전형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저 등급이 있는 학교들도 거의 대부분 2등급을 기준으로 최저 등급을 설계하고 있다. 서울대의 경우 지역 인재 전형의 경우 2등급 3개가 기준이며 연세대와 고려대의 경우도 영어 1등급 포함 3개 영역 등급 합이 5등급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한국사 영역의 경우는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경감시켜 준다고 호의적인 조치로 3등급 내지 4등급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만약 변별력이 문제가 된다면 수능 최저 등급을 절대 평가 실시 후 모두 1등급으로 상향 조절하면 간단하게 해결된다. 지방 국립대 경우도 절대 2등급을 기준으로 하면 간단하게 최저 등급 문제는 사라진다. 지금과 같이 수능 시험을 실시할 경우에는 이렇게 하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능 절대 평가는 이렇게 간단하지 않다. 2015 개정 교육 과정 실시와 함께 반드시 내신 절대 평가와 상호 연계를 가져야만 한다.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그래서 먼저 수능 절대 평가 무력화에 대한 여론을 만들어 내신 성취도 평가를 좌절시키려고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 논의하고 있는 수능 절대 평가는 2018년도 대학 입시를 위한 것이 아니다. 현재 중3학년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게 되는 2021년에 대비한 것이다. 아직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3년이 남아있다. 현장 교사로서 지난 2, 3년 동안 학교 현장에서 이루어진 변화 내용을 살펴보면 충분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절대 불가능한 상황은 분명 아니다. 어떠한 문제점도 발생하지 않는 완전무결한 정책은 존재하기 힘들다는 사실에서 볼 때는 아직 준비 시간이 충분하다.
아울러 수능은 더 이상 현재와 같이 표준 점수나 등급 기준 평가가 아니라 대학 입학 자격 고사화해야만 한다. 그리고 국어, 공통 수학과 영어 그리고 공통 사회, 과학을 평가 영역으로 해야만 한다. 아울러 수능 시험 시기도 현재와 같은 3학년이 아닌 1학년말과 2학년 1학기 종료 후 2차례 실시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수능 영역을 공통과목으로 하면서 수능 시험을 3학년에 실시하면 자칫 2, 3학년 교육과정이 파행 운영될 가능성이 그 만큼 크기 때문이다.

만약 공통 탐구 영역을 수능 시험에서 평가하지 않는다면 ‘고교학점제’ 실시에 따라 새롭게 증가하는 일반 및 고급 선택 과목들에 대응할 수 없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수능 탐구 영역을 가지고 수능 시험을 실시한다는 것은 ‘고교학점제’를 포기하겠다는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또 고3학년 교육과정을 의미 없고 무기력한 수능 시험 준비로 1년 동안 EBS 문제집 풀이만을 다람쥐 책바퀴 돌듯이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다만 1학년 이후에 아무리 공통 영역일지라도 전국적 평가를 실시한다는 것이 1, 2학년 학생들에게 커다란 육체적 심리적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아무리 쉬운 시험도 시험은 시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1학년 교육과정 내에 적합한 난이도로 학생들의 학업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2차례에 걸친 수능 자격고사를 응시하지 못한 학생은 계속 수능 자격시험을 준비하는 교육과정을 이수하거나 특성화 학교로 전학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고 1학년말에 대학 자격고사가 치러진다는 점에서 대학입시에 별다른 뜻이 없는 학생들이 일반계 고등학교에 입학하지 않도록 하는 진로 지도가 지금보다는 철저하게 이루어져야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중학교 시절부터 선행학습을 열심히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내신 절대평가와 더불어 수능 시험이 자격 고사로 절대평가가 이루어진다면 대부분의 중위권 이상 학생들은 필요 이상의 부담을 느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수능 자격 고사에 통과한 학생들은 2,3학년 동안 본인의 적성과 진로에 맞는 교과를 선택하여 자기 주도적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만 한다. 물론 2,3학년 전공 관련 선택 과목들은 반드시 성취도 평가를 실시해야만 한다. 내신 절대평가가 없는 선택 교육과정 운영은 이미 ‘고교학점제’를 실시하고 있는 모든 학교에서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사실이기 때문에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은 2,3학년 동안 전공 관련으로 선택한 일반 및 심화 교과목으로 포트폴리오를 스스로 작성하여 대학에 제출하고 면접을 실시하여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대학 입시가 오히려 자사고와 특목고에게만 일방적으로 유리하여 일반고가 더욱 몰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소리가 있다. 팩트 자체가 잘못된 지적은 분명 아니다. 일반고가 자사고나 특목고에 비해 시설이나 교사진 운영에 있어서 불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 2018학년도 고입에서부터 전국 및 광역 선발권 그리고 전기 우선 선발권을 재고해야할 것이다. 아울러 자사고와 특목고가 일반고로 전환될 때까지 일시적으로 원점수와 평균, 표준편차를 제공하여 점수 부풀리기를 통한 상대적 이익을 방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다만 그동안 지나치게 높은 최저 등급을 요구했던 의대와 재수생 중심 정시가 조금 문제가 될 수 있다. 정말 이 부분은 대학 자율에 맡기고 싶다. 언제까지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대학 입시라는 굴레에 의해 타율적으로 작동해야만 하는가를 생각해 보면 쉽게 생각할 수 있다. 제발 의대 입시와 재수생 중심의 정시를 가지고 대한민국 전체 교육을 흔들지 않았으면 한다.

어렵고 힘든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무조건 연기만이 능사가 아니다. 시설 확충과 교원 확충과 같은 인프라 구축도 중요하지만 과거 사례로 볼 때 연기는 사실상 폐기를 의미한다. 교육 혁명을 이루었던 프랑스 68년 혁명보다 우리의 촛불 혁명은 위대했다. 이제 촛불 혁명을 교육 혁명으로 전환해야만 한다. 세월호의 학생들을 생각하면서 진정한 학생 인권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본다. 학생들이 희망하는 교과목을 마음껏 자율적 선택하여 학습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스스로 인생을 개척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참된 인권의 시작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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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무는 기사 : ‘고교학점제’의 조속한 실시를 위한 제언
[전북교육신문칼럼 ‘시선’] 권혁선(이리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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