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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inion ]

내 아이에게 ‘한 끼 밥’보단 ‘인권’

한 초등학생 엄마가 이언주 의원에게 드리는 충고

편집부 기자 (2017년 07월 11일 19시)


(김소정=객원기자)

“파업은 헌법정신에 따른 노동자의 권리이긴 하지만 아이들의 밥 먹을 권리를 해치지 않는 방향으로 권리 주장을 해주면 좋겠다.”
“학교 운영비에서 급식 인건비와 재료비가 충당되는데 인건비가 올라가면 결과적으로 식재료비가 줄어들어 급식의 질이 떨어진다.”
‘파업노동자=미친X들?’
‘조리종사원들=아무것도 아닌 사람, 그냥 급식소에서 밥하는 아줌마’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하는 일은 부가가치나 생산성이 높아지는 직종이 아니다.”
“정규직화를 해야 할 이유가 없다.”
“솔직히 조리사라는 게 별 게 아니다. 그 아줌마들 그냥 동네 아줌마들이다. 옛날 같으면 그냥 조금만 교육시켜서 시키면 되는 거다.”
<이언주 국회의원의 비정규직에 대한 발언, SBS보도자료>

낮은 일자리(저임금, 고노동, 고용불안)에 종사한다고 그 사람의 삶의 가치까지 낮은 것이 아니다.
조리종사원들의 인건비가 올라가면 예산부족으로 식재료비가 줄어 급식의 질이 떨어진다고 이 의원은 주장했지만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법이다.
좋은 일자리는 좋은 인재를 만든다.
급식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열심히 행복하게 일 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좋은 재료를 고르는 것도 사람이고 좋은 음식을 만드는 것도 사람이다.

학교 비정규직들이 요구하는 건 터무니없는 처우개선이 아니다. 오랜 관행처럼 빗어진 비정규직을 향한 하대에 대한 항변이고 일한 만큼 대우를 해달라는 것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벗어날 수 없는 신분 ‘비정규직’. ‘희망’을 꿈꾸는 것조차 건방진 하극상처럼 되어버린 이 나라의 그릇된 제도가 그들을 그 울타리에서 벗어날 수 없게 만든 것이다.

쉬는 날 없이 3교대로 근무하는 분의 월급은 고작 160, 대학에서 새벽부터 늦은 저녁까지 청소하는 어느 근로자의 꿈은 ‘최저임금이라도 받아보는 것’이다.
그들은 결코 열심히 살지 않아 비정규직이 된 것이 아니다.

 
▲조리종사 노동자들. 출처=「오늘보다」 7월호(제30호).

나는 초등학생 둘을 둔 엄마이다. 그러나 그분들이 아이들 급식을 안주면서까지 지키고자하는 것은 그분들의 밥그릇만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이다.
많은 지지와 지탄을 함께 받으며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는 노동자들. 그 터 위에 우리 아이들이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나는 내 자식의 '한 끼 밥 먹을 권리'는 기분 좋게 포기하겠다.
‘평등과 인권’을 강조하는 요즘의 교육현실에서 학교 현장에서조차 ‘차별과 불평등’이 존재하는 것을 내 아이들에게 목도하게 하고 싶지는 않다.
적어도 열심히 일하면 일한만큼 더 좋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세상을 보고 자라주길 바라는 것이 부모로서의 마음이다.

630총파업을 앞두고 강릉 포남초등학교는 가정통신문을 통해 총파업의 의미를 이해시키고 학부모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총파업을 통한 불편이 함께 살고 있는 누군가의 권리를 지키는 일이라면 결국 그것이 우리를 위한 일이다.’고 밝히고 있는 이 글은 연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의원의 말처럼 ‘아이들의 밥 먹을 권리까지 침해하는 파업이 타당한가?’에 의문을 품는 부모도 있겠으나 힘든 이웃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함께 걸어 나가고자 하는 이들이 더 많은 곳이 대한민국이다.

국민의당이 만들어지기 전 안철수 의원은 비정규직에 대한 질문에 “비정규직은 고용주가 필요에 의해 일시적으로 쓰는 일자리이니 만큼 더 좋은 처우를 해주는 것이 선진국의 사례이고 이것이 경제적 논리에 맞다.”라고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은 ‘비정규직’이라는 새로운 신분제도를 만들어놓고 사람들을 분열시키고 있다. 이는 정부와 기업이 해결해나가야 할 과제이건만 지금의 현실을 둘러보면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싸움, 비정규직과 취업준비생의 싸움으로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

 
▲이언주 의원의 발언 내용이 알려진 후 9일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국민의당 당사를 항의 방문해 이 의원의 사퇴와 당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지난 2월 국민의당 박지원 당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모두 발언에서 “부자는 맨션에 살고 가난한 사람은 맨손에 산다.”라고 했다. 그 맨손으로 사는 대다수의 국민들이 이 나라를 세우고 만들었다. 그들의 정직한 땀방울이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도 없었을 것이다. 선량한 노동 앞에선 모두가 존중받아야 한다고 내 어머니는 가르치셨다.
사람의 일은 높고 낮음으로 그 사람을 판단치 말고 정직하고 열심히 사는 모든 사람들을 존경하라고 가르치셨다.
‘덕승재(德勝才)’. 사람의 재주가 덕을 이기지 못한다고 했다. 아무리 뛰어난 머리와 재능이 있다 하더라도 덕을 갖추지 못하면 소용없는 것이다.

어학사전에 ‘국회의원’을 찾으면 ‘국민의 대표로서 국회를 이루는 구성원’이라고 나온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자리이지 특권의식으로 무장하고 국민을 자신의 발아래 두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 수준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데 국회의원의 수준이 따라가지 못함에 안타깝다. 또한 열심히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며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국회의원들이 이러한 미시적이고 경솔한 언행에 함께 매도되어 ‘나쁜 사람’으로 표현되지 않기를 바란다.

※오마이뉴스에도 실렸습니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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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무는 기사 : 이언주 “밥하는 아줌마들 왜 정규직화?” 막말
교육공무직본부 기자회견, 학비노조 성명...의원직 사퇴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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