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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inion ]

요즘 고등학교에서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까?

[전북교육신문칼럼 ‘시선’] 권혁선(이리고등학교 교사)

편집부 기자 (2017년 07월 23일 20시)


(사진=권혁선)

‘수능중심 정시’라는 미망

일단 수학능력평가 중심의 정시가 답이 아니라는 결론은 어느 정도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수능 시험은 물론 학교 내신 성적까지도 절대평가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논의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수능 중심 정시에 대한 주장 또한 과거 지향적 동정주의에 바탕을 두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수능 중심 입시의 대안으로 제기되고 있는 학생부 종합 전형에 대한 불신을 바탕으로 한 반대의견 또한 무척 강하다. 즉 평상시에는 수능 대비용 문제풀이 중심의 수업을 전개하다가 학기말 혹은 학년말에 한꺼번에 학교생활기록부 내용을 졸속으로 작성한다든지 심지어는 학생들에게 기록 내용을 기록하도록 하는 등 학생부 내용 자체를 신뢰할 수 없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마저도 내신 성적이 우수한 상위권 학생들을 위주로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EBS의 <대학 입시의 진실>은 이러한 문제점을 집요하게 보도하며 수능만이 가장 공정하고 객관적인 입시 방안임을 대대적으로 보도하였다.

그럼 현실은 어떨까? 먼저 보도 내용을 전혀 부정하기는 어렵다. 가장 먼저 현실적인 한계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수도권 상위권 대학을 제외하고 아직도 수능 최저 등급을 요구하는 교과 전형의 비중이 아직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학종에 대한 오해와 흑색선전

특히 지방 거점 국립대학들이 이러한 현상에 절대적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 지방 전북대도 역시 예외가 아니다. 전북대 역시 2019학년도에 수능 3개 영역 최저 등급을 요구하는 교과 전형 선발 비율이 44.6%에 이르는 반면 최저 등급이 없는 학생부 종합 전형(이하 학종)은 20.5%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일반 학생의 지원이 가능한 큰사람 전형은 354명으로 10%도 되지 않는 형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종이 대학 입시 전체인 것처럼 언급되고 있는 것은 수도권 15개 주요대학에서 수능 최저 등급이 차지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거나 없는 학종 비율이 42.7%에 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 대학에는 학교 내신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만이 지원 가능하기 때문에 당연히 일선 학교에서는 상위권 학생들을 중심으로 학종을 준비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학종에 대한 일반인들의 또 다른 오해가 있다. 이전에 실시되던 입학사정관 전형과의 혼동이 그것이다. 특정 분야에 대한 관심과 흥미, 지식을 중요시하던 입학사정관제와 비교할 때 학종은 전공 적합성도 중요시하지만 같은 조건이면 모든 교과 내신 성적이 골고루 우수하고 성실한 학생을 가장 중요시하고 있다. 따라서 ‘정유라 사태’와 같은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은 일부 특기자 전형을 제외하고 거의 없다. 일단 내신 성적이 우수하지 못하면 학종에 지원할 수 있는 첫 번째 조건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학종과 정유라를 동일시하는 것은 정말 비겁한 흑색선전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역시 변수가 또 발생한다. 소위 SKY 대학들은 학종일지라도 상당히 높은 수능 최저 등급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 수, 영, 탐 중 3개 2등급의 수능최저를 요구하고 있는 서울대 지역 균형의 경우 금년부터 새롭게 적용되는 영어 절대평가를 기준으로 할 때 수능 수험생 가운데 충족률이 인문은 10%, 자연은 12.8%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즉 수능 성적 10%내에 들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내신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합격을 할 수 없는 것이다. 금년부터 전체 4%이내 학생들을 고교추천 전형으로 선발하는 고려대의 경우도 추천Ⅱ를 기준으로 8.9%(인문), 11.7%(자연), 1.2%(의예)의 높은 수능 최저 등급을 요구하고 있다.

일단 내신 성적이 우수하고 또 수능 최저등급 조건에 충족할 수 있는 학생들이 교과 및 비교과의 우수한 활동을 통해 수도권 상위권 대학에 진학할 수 있게 된다. 아직도 내신 + 수능 + 비교과 활동이라는 ‘공포의 트라이앵글’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정도의 차이에 따라 다르지만 몇 년 전과 그다지 큰 변화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95%를 위한 고교학점제

전국적으로 볼 때 2016학년도 수능 최저 등급 충족률이 서울시 교육청 통계에 따르면 교과 전형의 경우 평균 45%, 논술 전형은 37%에 불과하며 학생부 종합 전형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능 최저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이보다 조금은 높지만 61%에 불과하다. 아직까지 대학 입시에서 수능 차지하는 비율이 결코 낮다고 볼 수 없으며 따라서 학교 현장에서는 경우에 따라서는 1학년 때부터 아니면 늦어도 2학년 2학기부터는 소위 입시 체제 교수 학습을 전개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 학교에서 그나마 정상적 교육과정이 운영되는 것은 절반 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 절반은 입시 위주 수업을 전개하고 있는 형편이다. 즉, 교육과정의 절반을 수능 시험 한번 보면 즉각적으로 버려질 지식을 학습하기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교사의 입장에서 볼 때 그래도 공부라도 할 것이 있는 학생들은 행복한 편에 속한다. 약50%의 입시에서 소외된 학생들은 아무 생각 없이 가방만 들고 점심 식사하기 위해 학교에 등교한다.

일부에서는 고교학점제를 상위권 학생들만을 위한 관점에서 접근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잠자고 있는 하위권 학생들을 살리기 위한 시스템으로 고교학점제를 접근하고 싶다. 즉 상위 5%가 아닌 나머지 95%를 위한 교육적 관점에서 볼 때 고교학점제는 하루라도 빨리 실시되어야할 제도이다.

그동안 학교 현장에서는 전통적인 수능과 내신 중심의 입시 체제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교사 중심의 주입식과 결과 중심 수업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학생을 주인공으로 토론과 발표 그리고 평가가 일체화된 과정 중심 수업을 전개하면서 이러한 내용들을 학생부의 교과세부기록에 효과적으로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학습해왔다. 그 결과 EBS 중심 문제 풀이 중심의 수업 형태에서 교수-학습 활동의 내실화를 통한 교실 현장 수업의 변화를 시도하는 큰 틀의 방향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불과 4~5년 전에는 우수 학생 중심의 심화 보충 수업과 자율학습이라는 미명으로 ‘정숙’만을 요구하며 조용한 불 밝힘 모습을 보여주던 교실들도 이제는 동아리 활동과 실험 실습을 준비하는 모습 그리고 수업 시간 발표를 위해 모둠 학생들끼리 모여 서로의 생각과 지혜를 놓고 움직이는 역동적인 부산함으로 변화하기 시작한 지 오래이다.

수능·내신 절대평가로 가야

3년 동안 거꾸로 수업을 통한 교실 수업 개선을 시도하던 한국사 수업 현장도 아직도 부족하지만 몇 차례에 걸친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조금씩 만족스러운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사전 동영상 시청과 사전 예비 조사 활동–모둠별 번개 퀴즈–퀴즈 풀이를 통한 본시 학습 전개–모둠별 단원 학습 발표 및 질문 응답 학생 중심 수업, 단원별 토론 활동을 통한 학습 내용 피드백 과정을 통해 과정 평가까지도 수업과 융합하여 어우러져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가장 아쉬운 면은 평가이다. 모둠 학습을 하면서 개별 평가를 해야만 하는 모순이 가장 크다. 그리고 아직 진도라는 굴레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많은 교사들이 학생 중심 평가를 준비하고 실천하면서 가장 어려워하고 또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뽑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아울러 동적인 활동 중심의 학습 활동을 전개하다보니 학생 중심의 사고와 가치관을 평가하기 위한 서술 평가가 아직은 원활하지 못한 사실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모순의 근본 뿌리가 수능 시험과 내신 상대평가에 있음을 깨닫게 되면서 제도의 개혁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대학의 학생 선발권이라는 측면에서 변별력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고교학점제라는 장점을 기반으로 한다면 대학에서 기초 과목과 학생 선택 과목을 결합한 새로운 입시 제도를 만들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현행 제도를 기준으로 한다면 대입 사전 예고까지는 약 2년이라는 여유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연구와 고민을 거듭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일부에서는 고교학점제 시행에 따른 교사와 공간 부족도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1학년의 경우 기초 및 공통 교육 과정 편성으로 인해 학생 선택권의 필요성이 거의 없다. 따라서 2018년 경우 현재와 마찬가지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면 된다. 다만 학생들의 진로 선택을 위한 진로 교육이 조금 더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2,3학년 경우도 2015교육과정 시행 초기에는 교사 소요와 공간 여건을 고려하여 편성하면 큰 혼란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일선 학교들의 2015 편성 교육과정을 보면 대단히 보수적으로 편성되어 있어 실시 취지를 무색하게 할 정도이다. 초기에는 우려와는 달리 생각보다 변화가 적겠지만 개정 교육과정이 본격 실시 운영되면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한 여건을 정비하고 또 학교간 정체성을 가진 독특한 교육과정 운영을 통한 변화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현장에서는 제도의 모순을 탓하면서 포기하고 현실 안주하기만 했던 과거의 모습들이 많이 사라졌다. 호기심과 두려움을 가지고 이제는 변화하고자 스스로 노력을 하고 있다. 굳이 ‘줄탁동시’를 언급하지 않아도 수능 절대 평가와 내신 절대 평가의 개선을 통한 제도 개혁이 이루어진다면 한 단계 진일보한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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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무는 기사 : 수능과 내신 절대평가의 연기는 곧 폐기를 의미한다
[전북교육신문칼럼 ‘시선’] 권혁선(이리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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