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17년11월22일10시42분( Wednesday )



[ opinion ]
흔들리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선언

[전북교육신문칼럼 ‘시선’] 윤희만(전주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장)


편집부 기자 (2017년 09월 11일 19시07분37초)


흔들리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선언, 다시금 원칙을 확인할 때, 비정규직 문제 해결은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을 확고히 하고 그 위에 단계적 실현방안을 당사자 간 합의해나가는 것에 있다.

(사진=윤희만)

학교비정규직 직종이 몇 개인지 구분하기도 힘들다. 어느 조사에서는 18개 직종이라는 발표가 있었다. 그들의 숫자도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40만에 이른다고 한다.

지난 10년간 아닌 20년간 학교에서 비정규직노동자는 꾸준히 늘어왔다. 교사들이 해오던 업무가 하나둘 학교비정규직에게 넘어가고 교사들의 수업을 보조하거나 대체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학교는 그들의 저임금과 불안한 처우를 활용해서 좀 더 쉽고 효율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학교서비스 행정의 질을 올렸다.

그렇게 해서 어느 정치인들은 학생들을 위한 학교를 만든다고 외치고, 어느 교육감은 재선을 하고 어느 교육감은 3선을 하면서 자신들의 치적인 양 떠들고 다닐 때, 학교비정규직들은 그들의 노동에 대해 최저임금 수준의 푼돈을 받으며 언제 잘릴지 불안해하며 그렇게 살아야 했다

그렇게 살아온 시간 어느 시점에서 대한민국이 적폐세력에게 분노했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다. 그 정부는 대담하게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하고 멋지게 기자회견을 했지만...

정부는 지난 7월 상시고용업무는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해놓고 실상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손에 들어오는 것은 잘 하면 고용보장 수준이고 임금이나 처우개선은 먼 훗날의 약속으로 뒤로 미뤄지고 있다. 그나마 정부의 고용보장이라는 약속조차 파견용역 노동자는 실제 이뤄질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 불길한 예감은 9월11일 교육부가 발표한 별 내용이 없는 학교비정규직 정규직전환 지침을 보면서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교육부는 전환심의위원회 결정을 근거로 9월11일 교육 분야 비정규직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교육부는 15시간 미만 노동자와 55세~60세 이상 노동자에 대해서 교육청별로 전환심의위를 열어 무기계약직 전환여부를 결정하게 하고, 기간제교원과 영어회화전문강사, 초등스포츠강사, 다문화언어강사, 산학겸임교사, 교과교실제강사에 대해서는 전환대상직종에서 제외하고 급여 등 처우개선을, 그리고 초등스포츠강사는 계약기간을 11개월에서 12개월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실상 유치원돌봄교실강사와 유치원방과후과정강사를 제외한 교육부문에서 대부분의 비정규직에 대해 일부 처우개선을 통한 계속사용과 비정규직 해고를 선언한 것이다.

논의 과정에서 학교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관련해서 비정규직을 적으로 돌리는 것을 서슴지 않는 집단행동이 일어났다. 대표적으로 한국교총이 기간제교사의 정규직화를 반대하며 서명을 진행했고, 교사를 원하는 청년들 일부도 기간제교사의 정규직화에 반대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정된 일자리를 놓고 불안이 조성되고 갈등이 높아졌다. 의자놀이처럼 의자가 두 개뿐인데 5명이 앉아야 한다면 3명을 탈락시키기 위해 서로 치열하게 싸울 수밖에 없다.

 

정부는 학교비정규직 정규직화를 검토하면서 어떻게 하면 의자놀이 효과로 구성원간의 갈등이 증폭되는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고, 그저 한국교총의 기간제교사 마녀사냥을 지켜만 보고 있었다. 청년들의 불안감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다.

결국 기존교사들과 청년들의 불안감을 이유로 정부는 학교비정규직 중 대부분을 전환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발표했다.

생색만 내려는 정부의 한계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정부의 한계가 여실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스웨덴의 ‘국민의 집’ 정도는 아니더라도 완전히 기울어진 사회를 수평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좀 더 용기 있고 관점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20년간 켜켜이 쌓여온 적폐를 확실히 끝내겠다는 관점! 그렇지 않고서는 역대정부처럼 변죽만 울리다 재벌과 기득권세력들에게 먹히고 마는 신세가 될 것이다.

비정규직 정책에 대한 진실은 오직 하나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라는 대원칙을 실현하는 것. 누구든 무엇을 했든 똑같은 일을 했다면 똑같이 대우받는 사회, 그거면 좋은 사회라고 말할 수 있다.

학교비정규직도 마찬가지다. 동일한 노동에 동일한 처우를 해주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단계적인 실현방안에 대해서 협상과 협의를 진행하는 것이 학교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는 올바른 방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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