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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inion ]
모두에게 명절을

[전북교육신문칼럼 ‘시선’] 이장원(노동당 전북도당 사무처장)


편집부 기자 (2017년 09월 25일 07시51분42초)


(사진=이장원)

추석 황금연휴가 목전이다. 10월 2일이 대체 휴일로 지정되면서 진정한 황금연휴가 완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노동자들이 일을 멈추고 휴가 계획을 세우고 있고, 숙박업, 요식업과 같이 관광 서비스 업종들은 긴 연휴 대목을 앞두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모두가 팍팍했던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거나 명절 특수를 준비하는 이때, 명절을 기쁜 마음으로 맞이하지 못하는 사회구성원들이 있어 마음이 무겁다.

- 전북고속 해고자 정홍근
전라북도 도청 앞에는 천막 하나가 세워져 있다. 전북고속에 근무하다가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해고된 정홍근 씨가 1년이 넘게 농성을 하고 있는 곳이다. 2010년 전북지역에서는 버스파업이 대규모로 전개됐다. 당시 전북지역 버스노동자들은 하루 15~16시간씩 일하고도 월급 120~160만원 수준을 받는 살인적인 조건 속에 일하고 있었다. 전북지역 버스노동자들은 노동권을 쟁취하기 위해 파업에 들어갔다. 2010년 전북 버스파업 당시 공공운수노조 전북지역버스지부 전북고속지회 쟁의부장을 맡았던 정홍근 씨는 파업을 선두에서 이끌었다는 이유로 해고당했다. 전북에서 오랫동안 수권해왔던 더불어민주당은 헌법상 노동3권에 따른 버스 노동자들의 정당한 파업에 사측을 비호하며 공권력을 투입하는 등 균형 있는 행정과는 동떨어진 태도를 보였다. 박근혜 퇴진 촛불로 조기대선이 치러진 2017년 지금도, 정홍근 씨는 원직복직 투쟁을 7년간, 전북도청 앞 농성을 1년간 이어오고 있다.

- 전주시청 앞 농성중인 환경미화원 해고자 4인
환경미화원들이 붓으로 쓴 현수막들을 전주시민이라면 한번쯤 보셨을 것이다. 전주시청 앞에는 해고된 환경미화원 4명이 300일 가까이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전주에서 음식물쓰레기 수거업체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다. 음식물쓰레기 수거는 전주시가 대행업체와 계약을 맺어 진행한다. 전주시는 2016년 말에 음식물쓰레기 수거 대행업체를 변경했다.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에 따르면, 대행업체가 변경되면 신규 대행업체는 기존 노동자들의 고용을 승계해야 한다. 하지만 새로운 회사는 33명 중 4명을 고용승계하지 않고 해고했다. 한순간에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은 전주시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전주지청은 전주시와 대행업체에 4명 전원을 고용승계하라는 시정권고를 내렸고, 전주시는 신규 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잘 풀린 것 같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전주시는 4명의 해고노동자들에게 다른 업체로의 취업을 알선하겠다 약속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공공기관에서 수탁업무를 하는 용역업체 소속 노동자는 정규직 전환 대상이다. 노조는 전주시에 다른 업체에 채용되는 건 부적절하며,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를 구성하여 해고노동자 4인부터 정규직 전환 논의를 시작할 것을 요구했다. 농성은 이어지고 있다.

- 고향에 갈 수 없는 장애인
명절이 되면 아무리 어려운 사람이라도 명절 당일 하루만은 짬을 내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곤 한다. 하지만 이를 꿈도 꿀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그렇다. 휠체어 이용 장애인들이 탑승할 수 있는 고속버스, 시외버스는 없다. 요즘 철도는 장애인들의 이동권 투쟁의 성과로 휠체어 탑승을 위한 제반시설이 어느 정도 갖추어져 있어 주요 기차역으로 이동할 수는 있다. 하지만 철도는 국토 구석구석에 닿지 않는다. 철도와 고속도로가 동맥과 정맥이라면, 고속버스, 시외버스는 모세혈관이다. 장애인은 시군단위로는 이동할 수 없는 역설이 발생한다. 장애인 콜택시 등의 운송수단이 존재하긴 하지만, 콜택시의 보급대수는 자치단체마다 천차만별이고 예약 후 순서를 기다려야 한다. 비용도 꽤 든다. 애초에 모든 대중교통수단에 휠체어가 탑승할 수 있다면 발생하지 않을 문제가 아닐까?
또한 혼자서는 생활하기 어려운 중증장애인들은 긴 연휴에 활동보조인 운용이 큰 걱정이라고 한다. 장애등급에 따라 활동보조인을 고용할 수 있는 보조금(바우처)이 제공된다. 이 바우처는 공휴일에는 평일의 1.5배로 소진된다. 명절 연휴에 활동보조인을 이용하면 10월의 남은 평일에 활동보조인을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져버린다. 가족이나 활동보조인이 없는 동안 아프거나 사고를 당하면 중증장애인은 대책이 없다. 장애인이 걱정없이 자립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필요에 따른 복지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 ‘모두에게 명절을’
세 가지 사례를 소개했지만, 명절을 온전히 누릴 수 없는 사람들은 부지기수다. 거리에서 싸우는 사람들, 한국사회에서 큰 차별과 억압에 놓여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다. 흔히 사람들은 우리 사회의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부족함 때문에 자신보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동정하며 위안삼곤 한다. “내가 저렇게 힘들지 않으니깐”이라는 주문을 외며 현재의 자신의 처지에 순응한다. 그리고 ‘저런 처지’가 되지 않기 위해 무한 경쟁에 돌입한다. ‘지잡대’를 혐오하는 ‘인서울’ 대학생의 모습은, 100대 1을 훌쩍 넘어가는 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반대하는 정규직 노동자들의 모습은 신자유주의 무한경쟁에 놓인 사람들의 심리를 참담하도록 리얼하게 드러낸다. 하지만 인간으로써 행복하고 존엄한 삶을 살아갈 권리인 ‘인권’은 누구에게나 보장되어야 한다. 생명을 유지하는 것을 넘어, 모든 사람이 돈 앞에서 비참해지지 않아도 되는 사회적, 경제적 구조가 이 땅의 모든 이들에게 필요하다.

‘모두에게 명절을’이라는 덕담, 혹은 선언을 현실로 만드는 과정은 생각보다 험난한 길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구성원 모두가 서로의 절박함에 주목한다면, 그 가운데 모두가 행복한 사회라는 목표를 공유한다면, 앞으로 맞이할 명절은 조금씩 더 나은 명절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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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교육신문칼럼 ‘시선’] 이장원(노동당 전북도당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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