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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ucation ]
고교학점제 연구학교 전북만 거부

“상대평가 유지로 학생 피해” VS “첫 발 뗐는데 반대부터?”


문수현 기자 (2017년 11월 28일 18시36분20초)


교육부가 2022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을 목표로 연구학교 60곳과 선도학교 약 40곳을 운영할 계획인 가운데, 전북교육청이 전국 시·도교육청 가운데 유일하게 연구학교를 운영하지 않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교육부는 내년부터 3년간 고교학점제 연구학교 60곳(일반계고・직업계고 각 30교)을 지정해 운영하는 ‘고교학점제 연구학교 운영계획’을 27일 발표했다. 여기에는 시·도별 연구학교 배정(안)이 포함됐다.

교육부는 지역과 학교 규모 등을 고려해 균형있게 배치한다는 방침이다. 연구학교로 지정된 학교는 3년 동안 학점제를 시범 운영하며 학교당 매년 4000만~5000만원이 지원될 예정이다.

교육부가 발표한 배치안에 따르면 경기 11곳, 서울 6곳, 부산과 대구 5곳씩, 전남·경북·경남이 4곳씩의 학교가 연구학교 지정을 앞두고 있다. 울산이 3곳, 광주·대전·강원·충남은 2곳씩, 세종과 제주가 1곳씩이다.

 

하지만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전북만 한 곳도 배정이 안 됐다. 연구학교 배정에 앞서 교육부가 시·도교육청별과 가진 사전협의에서 전북교육청이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연구학교는 법령에 따라 교육감이 지정 권한을 갖고 있다. 다만 시·도교육감이 자체적으로 지정하는 연구학교와 교육부장관의 요청을 받아 교육감이 지정하는 연구학교로 나뉜다. 고교학점제 연구학교는 교육부장관이 요청하고 시·도교육감이 지정하는 방식이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고교학점제는 절대평가가 전제돼야 하는데 교육부는 내신 상대평가를 유지한 상태에서 시행을 추진한다”며 “신중하게 접근하지 않으면 실험적인 연구학교에 그쳐 학생들이 도리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북교육청은 이미 지난해부터 고교학점제 시행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지난해 12월 “고교학점제가 대학입시제도 개선과 연결되지 않으면 학교현장에 혼란만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지난 5월에는 “교육계에서 나온 게 아니고 정치권에서 나온 제도다. 교육계에서 먼저 활발한 토론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런 입장은 교원단체의 시각과도 일맥상통한다. 전교조는 교육부 계획이 발표된 직후 논평을 내 “고교학점제의 기본 개념에 대한 합의도 없이 전면 도입은 위험하다”고 제동을 걸었다. 또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전제로 하는 연구학교 운영은 무의미하다”면서 “졸속 도입을 중단하고 연구학교는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전교조는 또 고교학점제가 “비정규강사 양산, 학급공동체 약화, 입시와 부조화, 학사운영의 어려움 등 많은 현실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교총도 조심스런 입장이다. 교총은 “지난 6월 교원 2077명에게 자체 설문한 결과 긍정적인 답변(42.6%)보다 부정적인 답변(47.4%)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설문 결과 부정적인 답변은 △대입에 유리한 교과목 위주로 쏠릴 우려 △다양한 수업을 위한 교과목, 교사, 학교시설 부족 △대도시, 중소도시, 농산어촌 학교 간 격차 심화 등이었다.

하지만 교총은 연구학교 운영 자체에 반대하진 않고 있다. 교총은 “교사와 시설 등 교육여건 개선, 평가체제와 대입제도 개선 병행, 연구학교와 선도학교 학생들에 대한 배려와 지원 등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며 “고교학점제가 안착될 수 있도록 교육현장과 함께 지혜를 모으겠다”고 밝혔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고교학점제가 성급하게 추진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도 연구학교와 선도학교가 바람직하게 운영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좋은교사운동 조창완 교육연구위원장은 "연구학교와 선도학교만이라도 고교학점제가 잘 운영될 수 있는 평가체제인 절대평가와 교사별 평가를 실시하는 것이 매우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미영 전북지역교육연구소 소장은 “급변하는 교육환경에 대비하고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고교학점제는 당연히 수용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문재인 정부는 2021학년도 대입수능 절대평가 실시를 공약했다”며 “고교학점제는 절대평가로 가는 과정으로 이해한다”고 했다.

그는 “전북은 자유학기제를 충분한 준비 없이 맞았고 교과중점학교에도 소극적이었던 데다 교교학점제 운영학교마저 거부하고 있다”며 “문제가 있으니까 거부하겠다는 것은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 불과 몇 년 뒤 전북교육의 낙후와 학생의 피해로 귀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상곤 교육부총리는 27일 “고교 체제 개편, 교육과정 및 수업·평가 혁신, 대입제도 개선 등과의 연계를 통해 학점제 도입을 준비하겠다”면서 “학점제 도입으로 학생은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고 교사는 수업과 평가에서 자율성, 전문성을 발휘해 교육과정이 다양해지면서 고교교육 혁신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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