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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inion ]

청소년 참정권을 보장하라

[전북교육신문칼럼 ‘시선’] 이장원(노동당 전북도당 사무처장)

편집부 기자 (2018년 02월 21일 10시)


(사진=이장원)

청소년 때 정치를 해봤더라면!

새해가 밝고 설날이 지나니 지방선거가 훌쩍 앞으로 다가왔다. 내가 활동하는 노동당 전북도당은 요즘 6.13 지방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 당은 이번 지방선거 기획단을 10대와 20대로 구성하였다. 지역의 젊은 정치인을 발굴하는 한편, 1020 세대의 눈으로 한국 사회를 바라보고 평등 사회를 이야기하기 위함이다. 열정은 넘친다. 하지만 실력이 너무나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우리는 정치에 대해 너무 모른다. 정당 활동가인 나도 정치에 대해 모르는 게 참 많았다는 걸 선거 준비를 하면서 새삼스레 깨닫는다. 그럴 때마다 ‘아 학교에서 정치를 좀 가르쳐줬다면, 아니 청소년 때부터 정치를 해봤다면 훨씬 나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19살 땐 공부만 하라더니, 20살이 되니 ‘20대 개새끼?’

정치에 있어서 20대는 참으로 혼란스러운 시기다. 10대 때까지는 다른 데 관심 갖지 말고 공부만 하라더니, 20대가 되니 “요즘 20대는 정치에 관심이 없어”서 극우정당의 집권에 결과적으로 기여한다는 ‘20대 개새끼론’이 횡행한다. 20년간 관심을 끌 것을 요구받다가 투표권이 생기는 순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고 비난받는 세대다. 공부가 그렇듯이 민주주의도 훈련이 필요하다. 하지만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친절하게 가르쳐주는 곳은 없다. 또한 민주주의의 훈련장도 없다. 그나마 학교에서 진행하는 선거가 보편의 경험일 텐데, 나에겐 초·중고등학교 때의 학급 반장 선거와 전교 회장 선거는 유권자에게 피자를 돌리겠다는 후보와 햄버거를 돌리겠다는 후보의 금권 선거 각축장이었다. 나의 대표자를 다수결로 선출해보는 경험은 될 수 있지만, 대표자에게 결정 권한이 거의 주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치의 효능성은 전혀 배울 수 없었다.

청소년 때부터 정치하자!

필자는 모든 아동청소년들에게 참정권을 전면적으로 보장하면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수준을 한층 더 성숙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단순히 선거권·피선거권 연령을 낮추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아동청소년들이 정당을 결성할 수 있을 권리, 정당 소속으로 출마할 수 있는 권리, 정치후원금을 모금하고 집행할 수 있는 권리 모두를 보장해야 한다.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이 기성정당에 가입하거나 새로운 정당을 조직해서 학교 선출직 임원 선거에 정견을 가지고 출마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탈학교 청소년들이 정당 형태로 정치세력화를 하여 학생 중심의 청소년 정책과 사회 인식에 문제제기 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정치는 공동체의 앞날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가지는 것이다. 같은 뜻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세력을 형성하고, 주변의 시민들을 설득하며 세를 확장하고, 이를 통해 공동체의 운영을 책임 있게 함께 결정해나가는 것이 정치다. 직접 소속한 공동체의 정치에 참여하는 가운데 시민교육을 진행한다면, 민주주의 교육이 보다 아동청소년의 참정권을 전면적으로 보장하게 되면 젊은 세대들에게 정치가 더 이상 어색하지는 않으리라 상상해본다. 여기에서부터 젊은 정치인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 청소년의 정치참여 없이 실력 있는 청년 정치인의 탄생은 어렵다.

참정권 나이제한의 근거는 없다

약간 기술적인 이야기를 했으니, 근본적인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참정권은 모든 구성원들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이다. 그런데 참정권은 나이를 기준으로 제약된다. 이 자체에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 선거권을 만 19세에 부여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피선거권을 만 25세에(대통령은 만 40세) 부여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기초교육을 모두 마치는 나이다, 민법상 계약을 맺을 수 있는 나이다, 자신의 결정에 책임을 질 수 있는 나이다 등의 설명들이 있지만, 그보다 어린 사람들의 참정권을 제약해야 하는 근거는 될 수 없다. 남는 것은, 기준으로 정해진 나이가 소위 ‘사회적 합의 수준’이라는 것이다. 사회적 합의 수준은 구성원들의 의식 변화에 따라 충분히 재구성할 수 있다.

혹자는 나이에 따라 민법상 계약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는 부분이나 아동 노동을 원칙적으로 금지하지 않느냐며 반문하기도 한다. 하지만 충분한 경험의 축적과 사회화 과정이 부족하고, 물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최약자에 위치한 아동청소년들이 부당하게 착취당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보호적 성격의 법률과 참정권은 다르게 보아야 한다. 아동청소년들의 참정권을 보장했을 때 아동청소년들이 받게 되는 특별한 불이익은 잘 상상되지 않는다. 정치권이 아동청소년들을 자신들의 사익에 따라 동원하는 상황들을 우려하지만, 그런 동원은 사실 기성세대 사이에서 더욱 많이 일어나지 않는가? 이는 나이가 어려서 벌어질 문제가 아니라, 정치의 수준이 낮아서 벌어질 문제다. 기본권을 제한해야 하는 이유가 되기엔 어렵다.

운동은 언제나 시기상조

참정권의 연령 제한을 모두 없애도 무방하다는 필자의 주장이 다수 시민들의 동의를 얻기에는 현실적으로 시기상조다. 매우 급격한 변화일 뿐만 아니라 다수의 법 감정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현실적으로는 선거권과 피선거권의 불일치를 해소하고, 연령 기준을 하나하나 낮춰가며, 정당 가입의 연령 제한을 폐지하는 방향으로 운동을 진행하는 것이 조금씩이나마 설득을 해나가는 과정이겠다. 하지만 운동은 언제나 시기상조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캠페인을 단계적으로 진행하더라도, 운동의 목표는 근본적인 권리의 보장을 명확하게 바라보는 것이 옳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헌법 개정과 정치개혁도 함께 화두가 되었다. 정치개혁의 과정에서 청소년의 참정권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함께 목소리를 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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