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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inion ]

슬픈 기간제노동자 정규직 전환 실태

[전북교육신문칼럼 ‘시선’] 유기만(민주노총 전북본부 조직국장)

편집부 기자 (2018년 03월 04일 21시)


(사진=유기만)

전라북도 기간제노동자 정규직 전환 심의가 2월 27일 최종적으로 마무리되었다.
광역지자체 중 전라남도가 가장 먼저 기간제노동자 정규직 전환을 발표했다. 전라남도가 빠르게 정규직 전환을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은 문재인 정부보다 빨리 자체적인 직무분석 등을 통하여 정규직 전환을 준비해왔기 때문이고 한다. 전라남도는 자체 직무분석을 바탕으로 전체인원 중 81%를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전라남도 자치행정국장은 “이번 정규직 전환 대상자 심의 의결은 새 정부 역점시책인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Zero)화의 첫 결실이며 비정규직이 매년 계약서를 써야 하는 고용 불안을 덜고 마음껏 일하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책임 있는 정부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노동부는 이런 전라남도의 정규직 전환을 광역지자체의 우수사례로 뽑았다.

그러나 전라남도는 정규직 전환을 결정하고도 예산 편성 문제로 다수의 노동자를 채용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전라남도가 국가연구사업에 참여한 기간제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려 하자 중앙정부가 국비 사업 중 국가연구사업 예산으로는 정규직 전환을 할 수 없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라북도 정규직 전환 심의 대상자 중 약 45% 정도가 국가연구사업 참여 기간제노동자였고 이들도 전라남도 사례를 이유로 정규직 전환 결정을 하지 못하고 말았다. 전라남도가 정규직 전환 발표 후 국가연구사업 참여 기간제노동자가 채용되지 못하고 있자 전남 사례를 이유로 대부분 광역 지자체는 동일 사업 참여 기간제노동자에 대한 전환 결정을 유보했으며 그 여파로 광역지자체의 기간제노동자의 전환율은 전국 평균 30% 정도 수준에 미치지 못한 결과가 나왔다. 수 천 명의 기간제노동자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틈에 끼어 정규직 전환에서 배제되거나 유보되어 버린 것이다. 약 45%의 국비 참여 기간제노동자를 제외하자 전환 대상 인원이 대폭 줄었다.

내가 전라북도정규직전환심의위원으로 참여하여 각 부서와 이의신청자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전라북도의 기간제 사용이 원칙도 없고, 노동 윤리도 없고, 심지어 비효율적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수 년 혹은 수 십 년 동안 반복된 업무임에도 정규직 전환을 회피하기 위해 60세 미만의 경우 10개월 이상은 채용하지 않았으며, 상·하반기 쪼개기 계약을 하기도 하고 명목상 도비, 국비로 채용하여 일에는 구분없이 이 일 저 일 시켰다. 부서 의견 청취와 당사자 인터뷰를 통하여 서류로는 알 수 없는 현장의 현실은 알게 되었으나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 국비, 도비 구분없이 함께 일하던 사람들, 도비로 일하다가 예산이 다 되어 다시 국비로 채용되거나 그 반대인 사람들 중 어떤 사람은 운 좋게 정규직으로 전환되었고 다수는 탈락되었다. 심지어 재고용되지 못할 위험에 처해져 있다.

지난 정부 때 2년 이상 채용한 기간제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 발표되자 현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던가? 상시 지속적으로 수 년 간 반복되어온 사업도 1년 이상 채용하지 못하도록 했으며 심지어 1년 채용하면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이유로 10개월로만 채용해왔다. 사기업의 불법적이고 편법적인 비정규직 사용을 관리 감독해야 하는 정부가 오히려 더 비상식적인 비정규직 고용 행태를 보여 온 것이다.

그렇다면 2018년은 어떨까?
공공기관과 광역지자체 기간제노동자 정규직 전환은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 정책 1단계 사업이다. 그런데 광역단체의 겨우 전환율이 30% 수준이다. 전남의 81% 전환율에 비교하면 형편없는 수준이다. 올해 기간제노동자 채용은 불 보듯 뻔하다. 전환되어야 할 비정규직이 전환되지 못한 상황에서 지자체들이 가이드라인을 회피하기 위해 상시 지속업무를 일시, 간헐적 업무로 포장하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할 것이다. 혹은 꼭 필요한 인력을 사용하지 못해서 생기는 업무의 공백도 있을지 모르겠다. 이러한 현실임에도 당사자의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 것은 기간제노동자 대부분이 2년 이하로 근무하는 현실 때문이다. 문제점을 이야기할 겨를도 없이 잘려버리는 현실이다. 그렇다고 이토록 문제투성이를 그냥 두고 볼 수 없다.

우선 중앙정부는 신속히 국가연구사업 참여 기간제 노동자가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방정부는 노동계와 함께 부실한 정규직 전환을 보완할 수 있도록 직무 분석 및 현장 실사를 실시하여 실질적인 정규직 전환을 해가야 할 것이다. 행정의 실수 혹은 무능으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다시 비정규직 노동자가 보고 있다. 어제까지 함께 일하던 노동자가 어떤 사람은 정규직 전환이 되고 어떤 사람은 계약 해지가 되는 로또 사회는 언제까지 계속되어야 하는가? 2차 3차 정규직 전환을 추진해야 하는 시점에서 1차 전환 시 발생한 오류를 신속히 정정하는 것이야말로 긴급히 진행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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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무는 기사 : 불로소득자를 위한 사회에서 노동희망 사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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