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18년12월14일19시11분( Friday )



[ education ]

정읍 중학생 투신 사망

불합리한 학교배정 논란..전북 교사·학생 자살 올해 벌써 세 번째

문수현 기자 (2018년 03월 19일 09시)


전북 정읍에서 중학생이 투신 사망했다. 전북 도내에서 교사·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고로 올 들어 벌써 세 번째다.

전북 정읍경찰서에 따르면, 사립 남자 중학교인 B중학교 1학년 A모(14) 군이 지난 3월 5일 저녁 10시 30분께 자신이 살던 아파트 베란다에서 투신해 숨졌다.

A 군은 투신 직전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아빠 엄마 내가 부족해서 공부가 너무 힘들어. 이건 내가 부족해서 그런 거니 너무 힘들어하지 마. 효도도 못하고 먼저 가서 미안해. 정말 사랑해 안녕”이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예약문자메시지를 남겼고, 남동생(11)에게도 “너는 공부도 열심히 하고 친구들도 잘 사귀어서 훌륭한 사람 되어라”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투신 당시 아파트에는 A 군의 아버지와 어머니, 동생이 평소와 다름없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고, A 군은 2일 입학식에 다녀오고 월요일인 이날 이틀째 학교에 다녀온 뒤였다.

경찰은 교우관계와 휴대전화 분석 등을 통해 학교폭력 피해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했지만 별다른 점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학생 자신의 비관 자살로 결론짓고 수사를 마무리했다.

한편, 유가족에 따르면 A 군이 중학교 배정 결과를 두고 큰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A 군의 아버지는 “지난 1월말 중학교 배정 결과가 나온 뒤 아이가 ‘B중학교에 배정돼 많이 부담이 된다’고 말했지만 곧 적응할 것으로 믿었다”고 말했다.

또 “아이가 초등학교 때는 아침 8시에 일어나 걸어서 5분 거리의 학교로 통학했는데,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7시 40분 스쿨버스를 타기 위해 6시 30분에 알람시계를 맞춰야 했다”고 말했다.

앞서 A 군은 중학교를 지망하면서 집에서 걸어서 30분 이내의 거리에 있는 A중학교와 C중학교를 각각 1·2순위로 써냈지만, 전산 추첨을 거쳐 약 2시간 거리의 B중학교에 배정됐다.

A 군의 아버지는 “너무 먼 학교에 배정된 것도 문제지만, 졸업한 초등학교에서 함께 간 동기생 6명 누구와도 한 반에 편성되지 못했다. 아이가 떠난 뒤에야 그 사실을 알고 더욱 마음이 아팠다. 정읍교육장을 찾아가 ‘차후에라도 한 학교에서 소수 학생들이 오면 같은 반에 편성해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고 말했다.

한편 A 군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데는 중학교 선택의 폭이 너무 좁았던 점도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읍시에는 19개 중학교가 있지만 13개교는 읍·면 단위에 있어 거리가 너무 멀고, 시내권의 6개 학교도 남학교 3곳 여학교 3곳이어서, 현실적으로 A 군이 지망할 수 있는 학교는 세 곳뿐이었다. 전북의 시·군 가운데 시내권에 남녀공학 중학교가 한 군데도 없는 지역은 매우 예외적이다.

가까운 남원시의 경우 시내권 4개 중학교가 모두 남녀공학이어서 이 가운데 어느 곳이든 지망할 수 있는 반면, 정읍은 6개 학교를 두고도 3개 중학교밖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정읍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도내 많은 지역의 중학교들이 남녀공학인데 반해 정읍 시내권에는 한 곳도 공학이 없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정읍 시내권에서도 중학교 남녀공학 전환 논의가 이뤄졌으면 한다. 적어도 세 곳 공립학교부터라도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교조 전북지부 김재균 전 정책실장은 “중학교 남녀공학 전환은 1990년대 중반 무렵 시작돼 2000년대 중반까지 이어지다가 지금은 소강상태다. 남학교의 경우 일부 학부모가 여학생을 받아들이는 것을 꺼려하기도 하고, 학교가 통폐합되면 자리가 줄 것을 우려하는 일부 교원들의 저항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사들은 숨진 A 군이 교육당국의 무능 속에서 자신의 고민들을 오롯이 혼자 감내내야 했을 상황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남원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왕따나 신체적 가해와 같은 폭력이 아니더라도, 이 또래 아이들의 평화로워 보이는 일상 안에는 고립감과 상실감 등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아이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교육당국과 지역사회가 진지하게 살피고 대책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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