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18년10월19일21시18분( Friday )



[ opinion ]

마을과 같은 학급과 담임

[전북교육신문칼럼 ‘시선’] 이상훈(마령고등학교 교사)

편집부 기자 (2018년 03월 19일 09시)


(사진=이상훈)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학교는 매우 분주하다. 신입생들은 낯설다. 재학생도 조금은 낯설기는 마찬가지다. 이렇게 시작된 새 학기가 끝날 무렵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모두가 친숙해질 것이다.

송기숙 선생님이 펴낸 산문집 ‘마을, 그 아름다운 공화국’ 이 있다. 선생님은 마을을 세상의 축소판으로 간주하면서, 마을에는 대개 5가지 유형의 인물이 존재한다고 이야기한다. 한 유형의 사람이 없어지면 곧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 그 자리를 메우게 마련이라 한다. 존경 받는 마을 어른이 있고, 늘 말썽만 부리는 버릇없는 후레자식, 일삼아서 이집 저집으로 말을 물어 나르는 입이 잰 여자와 틈만 있으면 우스갯소리로 사람들을 웃기는 익살꾼, 그리고 좀 모자란 반편(半偏)이나 몸이 부실한 장애인 등 다섯 가지 유형이라고 한다.

실은 학교에서 학급도 마찬가지이다. 학급도 마치 마을과 같다. 학급에는 다양한 학생들이 모여 서로 인간관계를 맺으며 사회성을 기른다. 존경받는 학생이라고 하면 좀 어색하지만 친구들로부터 신임을 받고 지도력이 있는 학생이 있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일 수도 있고, 공부는 못 하지만 성실하면서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으면서 친구들로부터 신임을 받는 학생이 있다. 늘 말썽만 부리는 버릇없는 학생도 있다. 송기숙 선생님은 후레자식을 이런 식으로 표현했다. 후레자식은 마을의 젊은이에게 도덕적 기준을 제공한다. 본받지 말아야 할 전범의 기능을 담당한다는 것이다. 아직 성숙하지 않은 학생을 이렇게 표현한다는 것은 무리가 따를 수 있으나 이런 유형의 학생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성장하는 학생은 언제나 변화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선입견을 가지면 안 될 일이다. 여기에 좀 몸이 부실한 장애인 학생들도 있다. 이런 학생은 특수반이나 개별 학습반이라 하여 지도하고 있다. 보다 많은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학생들이다. 입소문 내는 학생, 말을 하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 학생이 있고, 말을 참아 내야 하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학생들도 있다. 또 수업시간마다 입이 쉬지 않고 반 학우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학생도 있다. 그런데 이런 저런 학생이 있어야 한 시간 수업도, 하루해도 빨리 저무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 송기숙 선생님은 다양한 구성원의 개성이 존중되는 마을은 안정적이라고 말한다. 학급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개성을 가진 학생들이 부대끼면서 생활하여야 한다. 친구끼리 다투기도 하지만 서로 화해하고 잘못을 인정하는 학생, 친구 집안에 어려운 일 생길 때 친구를 돕고자하는 학생, 공부를 잘하는 학생, 운동을 잘하는 학생, 노래를 잘 하거나 악기를 잘 다루는 학생, 인사성이 바른 학생, 청소를 잘 하는 학생 등 모두가 구성원이 되어 학급을 이룬다. 물론 여기에 담임 역할이 중요하다.

실제로 교사들은 담임을 하고 안하고에 따라서 학생들과의 친밀도가 달라진다. 초등학교의 경우 하루 일과를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그마만큼 친밀하지만 중등의 경우에는 담임을 하지 않으면 학생들과 친밀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학생, 학부모 입장에서는 선생님이 차별 없이 누구에게나 관심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한 반에 30명 가까운 학생이 있을 때 담임이 전체 학생을 챙겨주기에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학교 현실은 반드시 학생, 학부모들이 바라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학생과 학부모가 선호하는 교사가 생기고 그렇지 않은 교사로 분류되기도 한다.

교육의 목표는 학생들의 생활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충분히 그런 가능성을 열어두고 학생을 대하여야 한다. 가령 한 반에 30명 가까운 학생이 있고 그 담임은 우수한 학생들에게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그 담임이 우수한 학생이 타 반보다 많이 있다고 하여 다음해에도 그 학생들의 담임을 맡는 것이 좋은 일일까? 우수한 학생들은 담임이 많은 관심을 보여주어서 좋을지는 몰라도 담임에게 관심을 받지 못했던 학생은 두 해에 걸쳐 소외될 수밖에 없다. 될 수 있으면 모든 학생에게 기회를 주어야한다. 그래서 담임은 학급을 번갈아 가면서 맡아야 한다. 어느 학생이 어떤 담임을 만나 인생이 바뀔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이년 담임을 맡아서 학생들의 인생을 책임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학생의 변화 가능성을 지켜보면서 교육했으면 한다.

요사이 교사들은 담임을 하지 않으려 한다. 특히 시내 중학교 담임을 맡으라면 손사래 친다. 교직사회에서 3D업종이 되었다. 오죽했으면 담임을 맡게 되면 수당도 주고, 전보와 승진 가산점을 주겠는가? 진짜 담임을 하지 않으면 편하다. 오랜만에 담임을 맡지 않았는데 올해는 매우 허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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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교육신문칼럼 ‘시선’] 이상훈(마령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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