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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20년05월25일17시16분

전북교육청 구입한다던 열화상카메라는 산업용?

특정브랜드 산업용과 동일모델, 졸속행정 예산낭비 우려


  (  임창현   2020년 03월 26일   )

전북교육청은 도내 유·초·중·고교 및 특수학교 151개교에 열화상 카메라 설치를 지원하기로 했다. 그런데 7억8000여만 원이나 되는 예산을 사용하고도 무용지물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북교육청이 열화상카메라 일반규격을 산업용 기준으로 입찰 공고했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현재 열화상카메라에 대해 산업용과 다르게 의료용(인체측정용) 고시 기준을 따로 두고 있다.

의료용(인체측정용) 열화상카메라 기준은 정확도(ACCURACY) 값이 34℃~39℃의 범위 이상에서 오차 ±0.5℃와 같거나 미만이다. 반면에 산업용은 정확도(ACCURACY)가 ±2℃와 같거나 미만으로 의료용보다 오차범위가 넓다.

전북교육청이 공고한 열화상카메라의 규격은 ‘해상도 320×240(76,800화소), 온도 측정 범위 –20℃~550℃, 열민감도 0.05℃, 시야각 45°×34°/50cm, 정확도 ±2℃ or ±2℃’다. 국내 유통되는 외산 제품 중 고가에 속하는 특정브랜드의 산업용 열화상 카메라 모델과 동일하다. 언론에 공개된 전주의 모 초등학교 제품 사진도 동일 브랜드 제품이었다.

사람 체온은 36.5℃이 정상이기 때문에 열화상카메라의 측정에 필요한 범위는 30℃~45℃ 내에서 이뤄지면 된다.

그런데 전북교육청의 사양은 측정범위를 –20℃ ~ 550℃ 까지 측정할 수 있는 광범위한 측정장비를 요구하고 있고 정확도에 있어서는 식약청 기준보다 못한 ±2℃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사양을 맞추려면 산업용 밖에 납품될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 진다.

현재 산업용열화상카메라 제품을 이용해 산업측정관리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는 한 전문업체의 개발자는 “산업용 열화상카메라를 사용해 1차 모니터링 목적으로 측정한 다음 따로 발열체크를 한다지만, 오차범위가 커 1차 모니터링 개념이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전북교육청이 산업용 기준의 측정범위를 사양으로 정해두고 제품을 확보하려고 한다면 고가의 산업용 제품으로 납품될 수밖에 없다. 이 상태에서 의료인체측정용이 납품되면 공고사양에 맞지 않는 제품이 납품되는 꼴”이라고 말했다.

전북교육청 담당자에게 산업용 기준으로 공고를 냈는지 질의하자 산업용과 의료용의 기준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이 돌아왔다. 식약청 기준을 말해주자 “공고에 0.05로 나와 있다”며 열민감도로 보이는 수치로 엉뚱한 답변을 했다.

이 담당자의 착각과 달리 교육청 공고에는 정확도 ±2℃으로 있다고 지적하자 “식약청에 의료용 적외선촬영장치로 나와 있다. 찾아보라. 의료용이 일선학교에 들어갈 수 있는지 팩트 체크부터 하라”는 모호한 답변을 내놓으며 이후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했다.

식약처의 의료용 적외선촬영장치 기준에 부합하는 열화상 카메라는 병원에서 전문적으로 활용하는 진단기 제품이 아니더라도 인체측정용으로 다양한 가격대 제품들을 인터넷만 검색해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전북교육청이 특정 브랜드 제품을 기준으로 입찰공고를 한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정확도를 기준으로 가격과 성능을 우선하여 입찰공고를 내는 것이 옳았을 것이다.

한편, 창신대학교 윤원섭 교수(환경관리공단 평가/자문위원)는 “유통업자에 의해 기술적 지원이 힘든 열화상 카메라가 무분별하게 도입되고 있는 문제는 정부 세금의 낭비를 초래하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개선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한 실정이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