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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inion ]

“학교 안팎 청소년 모두 행복해야”

[인터뷰] 이해숙 전라북도의회 의원(교육위원회 소속)

문수현 기자 (2015년 03월 03일 20시)


의회 의원들의 일은 두 가지로 갈린다. ‘표 좀 되는 일’과 ‘표도 안 되는 일.’ 투표권 없는 우리 사회의 청소년, 그나마 시선이 쏠리는 학교 안도 아니고 학교 밖 청소년 문제에 오랜 시간 매달리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전북도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이해숙 의원이다.

국회에서는 지난해 5월 28일 학교밖청소년지원에관한법률(이하 학교밖청소년법)을 제정했고 지금까지 관련 조례를 갖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는 37곳이다. 법 시행이 올해 5월 28일부터기 때문에,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설립 의무를 지고 있는 지자체들로서는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 전북은 37번째로 학교밖청소년지원조례(이하 학교밖청소년조례)를 만든 지자체다. 거의 막차를 탄 셈이다.

지난 26일 도의회 의원 사무실에서 이해숙 의원을 만나 그 동안의 경과를 들었다.

- 어떻게 학교밖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셨죠?

이) 제가 의회에 들어왔을 땐 아무도 그 문제에 손을 안 댄 상황이었어요. 그런 시도도 없었고요. 어제 토론회(인터뷰 전날인 2월 25일 열린 ‘위기청소년들을 위한 시민사회 대토론회’) 준비하는 데 두 달 이상이 걸렸어요. 처음엔 다른 의원들이 손대지 못한 것, 엄두를 내지 못한 것들을 찾아서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대안교육 쪽으로 눈을 돌렸어요. 그러다가 이 일에까지 오게 된 거죠.

- 대안교육에서 학교밖청소년까지 가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이) 어떤 아이들이 대안교육을 받는지, 왜 대안교육기관에 가는지 궁금했어요. 그러다가 도내 진보정당들을 초청해서 ‘이해숙의 시선 1’이라는 제목으로 첫 토론회를 기획했어요. 소수정당인 4개 진보정당들의 교육정책이 궁금했거든요. 제도권 안에 있는 저로서는 그런 정당들의 정책을 받아들여서 정치에 반영할 자세가 돼 있기도 했고요.

- 그 토론회는 원래 계획대로 성사되지 않은 걸로 아는데요.

이) 맞아요. 모두 참석을 약속했고 안내장까지 뿌렸는데 갑자기 못하겠다고 연락들을 하더군요. 그냥 몇 명 앉아서 조그맣게 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 걸 알고 덜컥 겁들이 났던 것 같아요. 도내에 플래카드를 10개나 걸었거든요. 아시는 대로 당시 전북녹색당 박정희 대표만 참석해 저와 대담형태로 토론을 벌였지요. 박 대표는 저하고 모임도 같이 하고 개인적 인연도 있었거든요. 그때부터에요. 자연스럽게 공부를 계속하다가 학교밖청소년들 실태를 알아가기 시작했죠.

 
(전북도의회 이해숙 의원. 전북지역 전체가 학교밖청소년을 위한 하나의 배움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 어떤 상황인가요?

이) 지난 한 해 전북지역에서만 1800명 이상이 학교를 떠났어요. 최근 10년간 2만 명이나 돼요. 전국적으론 해마다 6~7만 명이 정규학교 밖에 있어요. 누적된 수는 28만에 달하고요. 일부에선 30~50만 명으로 추정하기도 해요. 전북의 경우 대안교육기관이나 홈스쿨링을 통해 나름대로 교육받는 청소년은 20%가 안 되고 나머지 대부분은 음지로 들어가요. 그리고 청소년범죄의 40%는 그들에게서 일어나는 것으로 얼마 전 보도되기도 했죠. 이 아이들을 찾는 게 급선무에요. 그래서 전북도에 5분발언을 통해서 학교밖청소년에 대한 실태조사를 하라고 요구한 겁니다.

- 의원께서는 ‘시민사회학교’를 주창하고 계십니다. 어떤 학교인가요?

이) 간단히 말해서 전라북도라는 지역사회 전체가 하나의 시민사회학교가 되고, 14개 시군이 교실이 되고, 시군의 특화사업 하나하나가 과목이 되는 거예요. 프랑스의 ‘세이유(Seille) 학교’와 미국의 ‘빅 쏘트’(Big Thought) 프로그램은 훌륭한 모델이에요. 세이유 프로그램은 걷기프로그램이에요. 범죄를 저지른 아이를 처벌하는 대신 걷게 하는 거죠. 그냥 걷는 게 아니라 2천 킬로미터를 100일간 말도 안 통하는 다른 나라에서 걷게 해요. 이렇게 100일을 걸은 아이는 자기회복과 치유를 경험하고 이들의 재범률은 30%가 못 됐어요. 사람이 자기 자신을 치유하려면 머리끝에서 손끝 발끝까지 온몸을 써야 된다는 도법 스님의 말씀이 떠오르는 대목이죠. 빅 쏘트 프로그램은 한마디로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아이들을 치유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의 재범률은 놀랍게도 15% 정도밖에 안돼요. 이와 비슷한 우리 지역의 프로그램들을 우리가 잠정적으로 ‘학교’라고 부르는 곳에 교과목으로 넣자는 것이에요.

- 시민사회학교와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는 어떤 관계여야 하나요?

이) 제 주장은 어떤 단체가 지원센터 구실을 하게 되든 아이들이 실질적으로 자기회복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내용으로 가져야 한다는 것이에요. 제가 보기엔 기존의 청소년상담센터의 프로그램만으론 안 돼요. 기존 센터들의 기능만으론 시민사회학교의 교과목을 절대 운영하지 못한다는 거죠. 그래서 위에서 시민사회학교의 프로그램으로 말씀드린 내용들이 녹아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전라북도가 주도하는 일정 대로면 시민사회학교가 지원센터를 맡는 방식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거든요. 그리고 시민사회학교는 학교대로 따로 가는 거죠. 지금 계획은 그래요. 그 안에서 제 역할은 (제가 제도권 안에 있으니까) 이 아이들에게 뭔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놓는 것까지예요.

- 시민사회학교의 프로그램이 중심적인 실천 내용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인가요?

이) 어떤 기관이 지원센터로 선정되든 이 내용을 다 아우르고 가야 한다는 게 제 주장이에요. 제가 학교밖청소년지원조례를 만들 때도 그걸 생각했고, 다음 달 제안할 학교밖청소년교육지원조례도 마찬가지로 이걸 중심 개념으로 둘 것이고, 그 다음 달에 논의될 학교밖청소년급식지원조례에도 마찬가지에요. 다 이걸 근거로 하는 거죠.

 
(2월 26일 전북 시민사회/대안교육 관계자들과 학교밖청소년 지원을 위한 공동발의문을 함께 읽는 이해숙 의원. 학교밖청소년을 제대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시민사회의 축적된 역량이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 학교밖청소년 당사자들의 참여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 사실 어제 토론회에 홈스쿨링 청소년들을 섭외했는데 자신들은 스스로 ‘위기청소년’(토론회 제목에 들어간 단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아 참석할 생각이 없다고 했어요. 물론 청소년당사자들과 함께 가야 하지만, 저로서는 아직은 우리 어른들이 먼저 할 수 있는 걸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여기고 있어요. 어쨌든 저는 학교밖청소년 지원을 위해서는 실태조사가 가장 시급하다고 봐요. 도청의 대답은 예산이 없으니 3~4월 추경을 거쳐 6~8월께나 조사하겠다는 거예요. 답답한 일이죠.

- 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뭐죠?

이) 제가 교육위원이기 때문이죠. 교육위원으로서 도민을 위하는 일이니까요.

-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벌써 여덟 차례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앞으로 계속되나요?

이) 60번 정도 할 생각이에요. 청소년만 다루진 않을 거고요. 주제는 거의 다 정해져가고 있어요. 3월초에는 초등학교 1학년 입학식에 가서 처음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학부형들의 바람도 듣고 아이들 눈방울도 보고 싶어요. 제가 정책을 만들어내는 데 뭔가 도움이 될 테니까요. 저는 모든 정책은 현장에 있다고 봐요. 얼마 전 장애인학교에 가서 어린이들 등교시간에 함께 있었어요. 학교차로 등교하는 아이가 안보일 때까지 지켜 서 있는 엄마가 있는가 하면, 등교시간 내내 혼자 서 있는 아이들도 있더군요. 다른 시설에서 이 학교로 온 아이들이었어요. 이 아이들이 놓인 위험은 아무도 모르잖아요. 현장에 다니니까 아는 거죠.

-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으로서 목표가 있으신가요?

이) 제가 교육위원으로 있는 동안에는 학교 안 청소년이나 학교 밖 청소년이나 똑같이 행복할 수 있는 교육정책을 만드는 데 제가 가지고 있는 제도적인 역량을 사용할 예정이에요. 정치라는 게 사회의 소외된 부분을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참 의미 있는 일인 것 같아요.

- 그렇다면 정치인으로서 욕심이 있나요?

이) 정치인으로서 욕심은 없어요. 이 자리에 앉아있는 건 도민을 위해서 있는 거니까 도민들에게 저를 선택한 것에 대한 최선의 보답은 꼭 드리고 싶어요. 지역은 시의원님들이 계시니까 그분들에게 기회를 드리고, 지역현장에 다니면서 현장에 필요한 정책들 발굴해내는 게 우리 도의원들 몫인 것 같아요. 조례도 실적만 채우려고 만드는 그런 조례들 말고, 실질적으로 쓸모가 있는 조례들을 더 많이 만들어야죠.

- 바쁜 가운데 따로 긴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고맙습니다. 끝으로, 언론이나 사회가 좀 더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전북도의회 이해숙 의원. 학교 안팎의 청소년들이 모두 행복할 수 있는 교육정책을 만드는 데 자신의 역량을 쏟아부을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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