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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ucation ]
전북 초등돌봄전담사 실태는?

민간위탁 수직상승...일 늘었지만 환산시급 되려 줄어


문수현 기자 (2015년 12월 23일 15시05분23초)


전북지역 초등돌봄교실의 민간위탁률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52개 교실로 10.3%에 머물던 위탁운영 비율은 이듬해 24.1%(182교실)로 크게 올랐고, 2015년(5월 기준)에는 전체 733개 초등돌봄교실 중 절반이 넘는 400개 교실(54.6%)이 위탁운영 되는 등 위탁률이 수직 상승을 거듭하고 있다.

 
(▲전북 초등돌봄교실 운영 현황. 자료=전주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전북초등돌봄전담사 실태조사 보고서)

이 같은 상황에서 돌봄전담사의 근로실태를 조사한 보고서가 발표돼 주목을 끈다. 학교 직영에서 외부 위탁으로 돌봄교실 운영 형태가 바뀌면서, 덩달아 돌봄전담사의 소속과 근로조건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전주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센터장 윤희만)는 22일 전주시의회 5층 소회의실에서 청소·시설관리 비정규직과 초등돌봄전담사를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토론회를 열었다.

이 가운데 초등돌봄전담사 실태조사는 전북대 경영학 노병선 석사를 책임연구원으로 지난 10~11월 우편설문조사를 통해 이뤄졌다. 설문에는 전북지역 초등돌봄전담사 600여명 가운데 133명이 응답했으며, 응답자 중 56.1%가 위탁업체 소속이었다.

설문조사 분석결과에 따르면, 직영근로자에 비해 위탁근로자가 월급여 평균에서는 높게 나타났지만, 근무시간 대비 급여를 계산하면(환산시급) 위탁업체 소속 돌봄전담사가 오히려 근무시간은 많고 시급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돌봄전담사 소속별 근무조건 교차분석. 자료=전주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전북초등돌봄전담사 실태조사 보고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영에서 위탁으로 근무형태를 바꾼 돌봄전담사들은 노동시간 증가에 따른 급여 증가와 각종 법정 복리후생 혜택 등의 이유로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체적인 복리 수준이 열악한 가운데, 초단시간 직영이냐 월급제 위탁이냐를 두고 차악을 향한 선택을 하는 셈이다.

한편, 설문 응답자 중 49.6%가 고용보험을 보장받고 있다고 응답했고, 국민연금 보장 36.8%, 건강보험 보장 36.1%, 퇴직금 보장 21.1% 등으로 응답했다. 유급휴가와 유급휴일은 각각 9%와 3%만 보장받고 있다고 응답해, 많은 초등돌봄전담사가 관련 휴가 제도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직영근로자의 경우 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의 초단시간 근로자여서 관련 혜택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 직무와 관련된 지시 수령처가 어디냐는 질문에는 위탁업체라는 응답이 26명(40%), 학교 13명(20%), 위탁업체와 학교 모두 26명(40%)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위탁근로자가 학교로부터 직무관련 지시를 받는 것은 불법파견 및 위장도급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초과근로도 문제로 지적됐다. 근로계약서에 적은 근로시간을 넘는 경우가 적지 않았는데, 30분 이내가 18명(42.9%), 30분~1시간이 18명(42.9%)으로 초과근로시간이 1시간을 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돌봄전담사 초과근로수당 지급여부. 자료=전주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전북초등돌봄전담사 실태조사 보고서)

문제는 이 같은 초과근로가 임금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근로계약상 근로시간을 넘게 근무하는 경우, 초과근로수당 지급 여부에 대해 4명(7.5%)만이 지급받는다고 응답했고, 49명(92.5%)은 지급받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전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직영근로자로 있는 문모 씨는 “아이들은 12시 10분에 하교하고 제 근무시간은 12시30분부터이지만 아이들을 기다리게 할 수 없어 어쩔 수없이 일찍 일을 시작한다”고 학교현장의 초과근로 사례를 설명했다.

문 씨는 “초과근로 관행을 도교육청에 항의하면 ‘절대 하지 말라’는 답이 돌아오지만, 학교에서는 신분이 다른 정규직 교사로부터 ‘우리도 먼저 와서 일 시작한다’는 기막힌 소리를 듣고 ‘나도 초단시간제 근로자가 아니면 그렇게 하겠다’고 말한 적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남원의 한 초등학교에서 돌봄전담사로 일하는 김모 씨는 돌봄교실 위탁 운영이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 씨가 일하는 초등학교는 대학에 기반을 둔 기업에 돌봄교실을 맡긴 상태다.

김 씨는 “돌봄교실을 학교가 운영할 때도 주 17.5시간, 하루 3시간 반, 한달 70시간 이상 일했다. 그럼에도 근무일지엔 하루 2시간 반, 월 59시간 일한 것으로 했다. 무기직 회피를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또 직영 2년 만에 무기직 전환를 피하기 위해 학교가 외부위탁을 했다고 위탁 배경을 설명했다.

김 씨는 위탁에 대해, 예산이 업체로 분산돼 돌봄의 질이 떨어지고,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며, 돌봄전담사가 소속감을 느끼기 어렵다는 점 등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위탁은 학교 직영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북지역에는 총 733개 초등돌봄교실이 운영되고 있다(2015년 5월 기준). 이 가운데 도교육청(학교) 직영이 333교실인 데 비해, 사회적기업 등 민간이 위탁받아 운영하는 교실이 400개에 이른다. 이들 대부분은 우석대(주)애니설리반학교, 전주대(주)두드림, 전북대(주)큰사람아카데미, 군산대(주)아리울에듀, 원광대(주)우리들학교 등 5개 기업이 맡아 운영한다.

돌봄전담사들에 대한 처우는 시도교육청마다 천차만별이고 학교별로도 서로 다르다. 특히 이들의 신분을 가르는 중요한 기준인 주 근로시간이 지역별·학교별로 차이가 크다.

노병선 연구원이 발표한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2013년 7월 기준) 초단시간인 15시간 미만 근로의 비율이 전북은 75.6%에 달했다. 전국 평균 26.3%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제주(95.1%), 세종(89.3%), 전남(82.3%), 경북(63.2%), 충남(40.5%)도 초단시간 근로의 비율이 높은 지역들이다.

 
(▲지역별 초등돌봄전담사 근로시간 현황. 자료=전주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전북초등돌봄전담사 실태조사 보고서)

초(超)단시간 근로란 주당 근로시간이 18시간 미만인 노동을 말한다. 초단시간 근로자 중에서도 주당 15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근로자는 4대 보험과 무기계약 전환 등 법적 보호에서 벗어나 있다.

반면 서울은 100% 전일제(40시간제) 근무형태로 운영되고 있고, 울산과 경기 역시 초단시간 근로자의 비율이 각각 전체 돌봄전담사의 0.6와 2.5%에 그친다.

전북지역은 초단시간 근로 형태가 주를 이루다보니 월평균 임금도 다른 지역에 비해 적을 수밖에 없다. 통계에 따르면, 전북은 돌봄전담사 632명 가운데 90.2%인 570명이 100만원 미만의 월평균 임금을 받고 있었다. 전국적으로는 34.4%의 돌봄전담사만 100만원 미만을 받고 있다.

한편, 실태조사 보고서에는 돌봄전담사들 스스로 제도운영이나 근로조건, 업무환경 개선을 위한 의견을 밝힌 부분이 있다. 이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돌봄 전담사의 경우 계약이나 신분안정 등이 가장 많은 의견으로 제시되어 이 부분에 대한 해결이 가장 시급하다.”

“무기계약직 전환 등 계약이나 고용안정에 대한 부분을 해결해줬으면 좋겠다.” “특히 학년이 바뀌는 학기 초가 되면 재계약이나 고용문제로 불안하다.”

“비정규직이다 보니 학부모나 교사들로부터 인식이나 대우가 높지 않다.”

“돌봄교실 운영시간 연장 및 인원보충을 통하여 좀 더 현실적이고 맞벌이 부부에게 도움이 되는 돌봄교실 운영이 필요하다.”

“관련 기자재의 지원이 좀 더 이루어졌으면 좋겠고, 학급당 인원도 20명 내로 조정하여 운영의 질을 높여야 한다.”

“직영에서 위탁운영으로 전환되면서 시급감소, 신분상태 등 돌봄전담사들의 처우가 악화되는 경우들이 많이 있어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초단기 근로자에 계약직 신분이다 보니 휴가나 병가 등 개인 사정이 있을 때 대체인력 투입이 어려워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노병선 연구원은 “특히 전북지역은 돌봄전담사들의 계약안정을 위한 무기계약직 전환이나 다른 형태의 계약을 통한 신분 안정 조치가 필요하다”며 “직영에서 위탁 전환이 늘어남에 따라 돌봄전담사의 처우가 나빠지고 있다” 지적했다.

노 연구원은 또 “시급감소 및 근로시간 증가, 돌봄교실 운영시간 연장 문제는 단순히 시간 증가에 따른 급여 증가만 논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돌봄교실 운영의 효율성과 수혜자인 학생과 학부모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계획수립 및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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