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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탈핵운동의 경과와 과제

[핵 없는 세상을 꿈꾼다①] 한승우(전북녹색연합 사무국장)

편집부 기자 (2016년 03월 24일 11시)


전북탈핵운동의 경과와 과제
(한승우 / 전북녹색연합 사무국장·사진)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2011년 3월 11일, 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핵발전소 사고는 영화에서만 볼만한 일이 현실 속에서 벌어지는 가히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그나마, 바로 인접한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편서풍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피해와 위기감이 덜했던 것을 감안하더라도 우리에게 충격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 한편, 후쿠시마핵발전소 사고에 비하면 체르노빌핵발전소 사고는 그 피해와 여파에 비하면 우리에게 사고의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거리가 멀어서 그렇기도 했지만, 1986년 4월 26일은 우리나라에서는 반독재민주화투쟁으로 나라가 들끓고 있어서 핵발전소의 사고를 체감할 수 없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반핵운동을 오랫동안 하신 분들 중에는 1986년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 당시 안일하게 대처한 것이 현재의 갑상선암 발생의 증가의 원인이 아닌지 의구를 가지고 계신 분도 있다.

30년 전에 발생한 체르노빌핵발전소 사고로 인해 현재도 30km 반경 이내는 사람이 출입할 수 없는 죽음의 땅으로 남아있으며, 그 안에 살던 13만5천여 명의 주민은 강제로 이주하여 살고 있다. 또한, 핵발전소 사고로 인한 피해에 대해서 정확히 확인하긴 어렵지만, 사고로 인해 초기 피폭사망자 56명, 해체작업에 동원된 노동자 5700여명, 민간인 2500여명이 사망하였으며, 약 43만 명이 암과 기형아 출산 등으로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한다.

체르노빌 핵사고의 교훈을 되새기면, 후쿠시마 핵사고는 이제 그 피해가 본격적으로 발생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하겠다. 체르노빌 핵발전소도 사고 후 5년 이후부터 건강상의 주민피해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2016년 3월은 후쿠시마 핵사고가 일어난 지 만 5년이 되는 해이다. 이를 증명하듯 후쿠시마 지역의 어린이 갑상선암 환자가 2015년 3월 현재, 일본평균의 20배에서 최대 50배까지 높다고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후쿠시마 핵사고의 재앙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체르노빌과 비교해 후쿠시마 핵사고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핵발전소의 위험성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유럽의 선진시민들과 비교하면 매우 뒤늦은 각성이지만, 그나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박근혜정부를 비롯하여 핵산업계는 여전히 핵발전소의 경제성과 안정성을 주장하며 핵발전소 확대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로 인해 강원도 삼척과 경상북도 영덕 등에서는 핵발전소 신설을 둘러싸고 주민들의 갈등과 투쟁이 현재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핵발전소 신설 뿐만이 아니라 핵발전소 증설문제로 인해서도 갈등과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밀양송전탑 갈등도 결국은 신고리핵발전소 증설과 연관된 문제이다. 박근혜정부와 핵산업계는 국내의 핵발전소 신․증설 뿐만이 아니라 해외로의 핵발전소 수출에도 열을 올리고 있어 세계시민으로서 부끄럽지 않을 수 없다.

<탈핵전북연대의 출범과 성과>

 
(▲ 2013년 12월, 21개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탈핵에너지전환전북연대(탈핵전북연대)’를 출범시켰다.)

이처럼, 2011년 3월 후쿠시마 핵사고로 인한 경고와 우리나라 핵발전소 확대정책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진 전라북도의 환경단체와 생활협동조합, 시민단체 활동가들도 후쿠시마 핵사고 1주년을 맞이하여 전북도 차원의 탈핵운동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운동단체의 결성에 나섰다. 탈핵에너지전환전북연대의 결성은 후쿠시마 핵사고 1주년을 맞아 2012년 3월 10일 서울 광화문에서 있은 ‘3․10 탈핵 국민대행진’을 공동으로 준비하면서 시작되었다. 2012년 3월 5일, 처음으로 전북녹색연합, 전북한살림, 전북환경운동연합, 녹색당준비위 등이 주축이 되어서 행사를 준비하였으며, 3월 9일 ‘후쿠시마 1주년 추모 및 전북시민사회 탈핵 선언’을 실시하였다.

2012년 5월, 공식적으로 ‘핵없는 세상을 위한 전북모임’을 시작으로 1년 이상의 준비와 활동과정을 거쳤으며, 2013년 8월 ‘탈핵에너지전환전북연대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2013년 12월 11일, 마침내 21개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탈핵에너지전환전북연대(탈핵전북연대)’를 출범시켰다.

탈핵전북연대는 준비모임 과정부터 핵발전소의 위험성과 불필요성을 알리고, 에너지전환을 목표로 활동을 전개해왔다. 또한, 전라북도가 핵발전소로부터 결코 안전한 지역이 아니며, 핵발전소의 위험이 언제나 도사리고 있는 핵발전소 주변지역임을 도민에게 인식시키기 위한 활동의 필요성을 가지고 활동해왔다. 준비모임 단계인 2012년 11월 16일, 고창․부안지역 국회의원인 김춘진의원실과 공동으로 “영광핵발전소가 전라북도에 미치는 영향과 방재대책을 점검한다”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이를 통해 한빛원전이 사실상 고창-영광핵발전소라는 사실을 도민들에게 알리고 한빛원전에 대하여 전라북도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함을 행정과 시민들에게 인식시켜나갔다.

또한, 한빛원전에 대한 대응차원에서 ‘방사선비상계획구역’을 현재 8~10km에서 30km이상으로 확대시켜야 함을 전북도에 인식시키고, 이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였다. 먼저, 내부적으로 전세계적인 방사선비상계획구역 운용실태를 확인하고 특히,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30km로 방사선비상계획구역을 확대한 일본의 사례를 집중적으로 연구하였다. 또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2014년 12월, 전라북도의회와 공동으로 ‘한빛원전 방사선비상계획구역에 따른 전라북도의 과제 정책토론회’를 개최하여 전북도 차원에서 방사선비상계획구역을 30km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이를 토대로 민관이 공동으로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빛원전에 방사선비상계획구역 확대를 힘 있게 주장할 수 있었다. 결국 이러한 활동의 결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2015년 5월, 한빛원전 방사선 비상계획구역을 30km에 최대한 근접해서 설정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방사선비상계획구역의 확대는 한빛원전의 영향이 단순히 전남 영광지역에 머무는 것이 아니며, 전라북도 고창군과 부안군에 광범위한 영향을 끼침을 확인하는 계기를 제공하였다. 특히, 한빛원전 30km 반경 내에 전라북도와 전라남도의 면적이 거의 동일하다는 사실을 확인함으로써 한빛원전이 사실상 전북도에 위치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인식하는 계기를 제공하였다.

 
(▲한빛원자력발전소. 6기의 상업용 원자로를 가동하고 있다.)

탈핵전북연대는 2013년 9월, 김승환 전라북도교육감과 면담하여 후쿠시마핵발전소 사고로 인한 일본산 수산물 등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하여 방사능안전 학교급식조례 제정을 제안하였다. 더불어 핵발전소의 위험성과 탈핵의 필요성을 학교 내에서 교육하기 위한 ‘탈핵교재’ 제작을 교육감에게 제안하였다. 결국 전라북도교육청과 전북도의회의 동의로 2013년 11월 ‘전라북도 학교급식 방사능오염 식재료 사용제한에 관한 조례’가 제정되었으며, 관련 방사능검사기기도 전라북도 보건환경연구원에 설치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전국 최초로 시도된 탈핵교재는 1년여 간의 준비와 집필, 제작과정을 거쳐 2015년 1학기부터 전북의 초․중․고교에 배포되었다. 특히, 탈핵교재 제작을 위한 집필진 구성 등 전 과정에 탈핵전북연대가 적극적으로 결합하여 활동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그동안의 탈핵전북연대 성과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것 하나가 ‘고창원자력안전협의회’의 구성이다. 한빛원전원자력안전협의회는 당초 1개가 운영되었으나, 전남과 영광중심지역으로 운영되었으며, 전북 고창지역은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 따라서, 한빛원전에 대한 고창군민과 행정의 관심도가 떨어졌다. 이에 대하여, 탈핵전북연대는 고창과 전북지역의 목소리를 독립적으로 내기 위하여 전북원자력안전협의회의 구성을 주장하였으며, 원안위가 이를 받아들여 ‘고창원자력안전협의회’가 구성되어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는 고창과 부안지역의 주민과 전북지역의 환경단체, 전문가 등이 참여하여 한빛원전의 안전한 운영에 대한 의제들을 논의하고 있다. 이외에도 2014년 지방선거 정책제안 운동, 군산항에 들어오는 일본산 고철 문제의 여론화와 방사선감시기의 설치도 성과라 할 수 있다.

<전북 탈핵운동의 과제>

이처럼, 탈핵전북연대가 구성되면서 나름대로 성과 있는 활동을 전개해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도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

첫 번째는, 한빛원전의 원자로 수명이 40년인데, 1,2호기가 이제 30년을 넘어 노후화되었다는 것이다. 더불어 잦은 고장사고로 인해 가동이 중단되는 등 한빛원전의 안전성이 심각히 우려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한빛원전의 노후화와 잦은 고장 등의 문제를 감안할 때, 한빛원전 1,2호기의 조기폐쇄 문제를 본격적으로 거론하고 여론화하는 활동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하겠다. 더불어 2026년 수명을 다하는 한빛원전의 조기폐쇄를 위해서는 지역에너지자립을 위한 재생에너지 확대정책의 추진이 민관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전개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활동도 필요하다.

두 번째, 조기폐쇄와 최소한 수명연장 없이 순차적으로 폐쇄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과 더불어 운영기간 중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기반구축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한빛원전 민간환경감시센터를 고창군 내에 별도로 설치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통해 한빛원전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 더불어, 일본처럼, 고장 등으로 정지된 원전의 재가동에 대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제도를 법제화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현재는 원안위만이 원전 가동에 대한 승인권한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지자체로 권한을 이양하거나 최소한 지자체와 교차승인하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세 번째로는 방사선비상계획의 30km 확대와 연계해서 방사능방재계획이 다시 수립되어야 하며, 실효적인 방재계획 마련을 위한 예산의 확보가 시급하다. 현재 방사능방재예산은 정부 차원에서는 전무하다고 할 수 있으며, 전북도 차원에서는 매우 미미하여 실효적인 안전대책을 수립할 수 없다. 원전안전 예산확보를 위해 원전안전세를 신설하거나 현행의 지역자원시설세를 원전소재지역에서만 부과하고 분배하는 문제를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원전 주변지역으로 지역자원시설세가 배분될 수 있도록 하고, 면적과 인구분포에 따라 배분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법률개정이 필요한 것이다.

네 번째는 핵발전소의 건강상의 악영향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고창과 부안, 정읍 등 주변지역 주민들이 핵발전소 폐쇄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여론을 형성하는 활동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갑상선암 소송 등이 대표적인 활동이 될 수 있다. 더불어 미래세대와 시민들을 대상으로 원전의 위험성과 에너지전환의 필요성을 알리는 교육홍보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핵폭탄을 안고 불안하게 살 이유가 전혀 없다. 다른 대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핵발전소에 의지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 핵발전소의 운영 뒤에는 오직 핵산업계와 핵마피아의 이익만이 도사리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내가 우리의 자손들에게, 미래세대에게 핵재앙을 유산으로 물려줘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 필자 한승우님은 <탈핵에너지전환전북연대> 정책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연재 순서](제목은 바뀔 수 있습니다)

① 한승우(전북녹색연합 사무국장), 전북탈핵운동의 경과와 과제, 3월 24일
② 윤종호(핵 없는 세상을 위한 고창군민행동 운영위원장), 후쿠시마 사고와 영광-고창핵발전소, 3월 30일
③ 김영진(군산 영광중학교 교사), 학교교육과 핵, 4월 6일
④ 오하라 츠나키(탈핵신문 편집위원), 후쿠시마 사고 5년 일본의 현실과 운동, 4월 13일
⑤ 이헌석(에너지정의행동 대표), 탈핵(반핵)운동의 쟁점과 전략, 4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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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무는 기사 : [기획의 말] 핵 없는 세상을 꿈꾼다
후쿠시마 사고 5주기....‘탈핵’ 특집기획을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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